제2663장
카직.
이때 천지가 갈라지며 눈부신 백광이 터져 나왔다. 순식간에 구름이 하늘로 백 장이나 솟구치고 거대한 폭풍은 부서진 돌과 모래폭풍을 휘감아 사방팔방으로 휩쓸었다.
백 리 내의 산봉우리들이 눈 깜짝할 사이 가루처럼 부서졌고 대지는 구불구불한 심연의 틈으로 갈라졌다. 심지어 김태일이 전장에 쳐둔 방어 결계도 그 충격에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눈꼬리를 심하게 씰룩이며 외쳤다.
“이건 집을 통째로 부수겠다는 거잖아!”
그 정도 인물도 이 정도로 놀랄 지경인데 다른 이들은 오죽했겠는가. 멀리서 전장을 지켜보던 군중들은 마치 벼 이삭처럼 줄줄이 쓰러졌고 운이 나쁜 몇몇은 폭풍에 떠밀려 하늘로 떠올라버렸다.
“위험하니까 전부 삼백 장 뒤로 물러서!”
계합 성자가 목이 터져라 소리쳤지만 정작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들 목을 길게 빼고 터져 나온 먼지구름 너머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얼굴이 날아온 돌에 할퀴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을 정도였다.
“누가 이긴 거야?”
“결과가 어떻게 됐어?”
“이천후가 아까 그 폭발에 휘말려서 흔적도 안 남았겠지?”
흙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으며 수십 리에 걸쳐 함몰된 초대형 구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마치 천신이 거대한 망치로 내려찍은 듯했다.
하늘에서 지켜보던 천기 성지의 성녀들과 서부 요역의 세 거두조차 숨을 멈춘 채 넋을 잃었다. 단 한 번의 충돌이 어떻게 이런 끔찍한 파괴력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그들 또한 일류 강자들이라 이곳에 어마어마한 보호 결계와 역장의 흐름이 감돌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이 정도의 파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요광 성자랑 이천후는 도대체 어디 간 거야?”
수천에 달하는 생령들이 목을 길게 늘이며 바라봤지만 그 거대한 구덩이 속에선 옷자락 한 조각조차 보이지 않았다.
쾅.
그 순간 공간이 찢어지는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고 요광 성자가 구덩이 바닥에서 솟구치듯 튀어올랐다.
화려했던 비단 도포는 이제 너덜너덜해졌고 머리에 쓰던 관도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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