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67장
“요광 성자가 전사했다고? 그럼 등천로의 판도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리겠는데!”
“인간족에게 저런 괴물이 튀어나올 줄이야. 이젠 도저히 막을 수 없겠어!”
“이천후가 정말 ‘지존’이 되겠네!”
“성수님!”
이때 천추 성자가 비명을 질렀고 온몸이 얼음동굴에 빠진 것처럼 싸늘했다.
적산 일맥에서 가장 눈부신 천교이자 ‘불패신화’라 불리던 요광 성자가, ‘등천’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인 그가 방금 이천후의 손에 의해 쓰러진 것이다.
붉은 잔월이 하늘에 걸렸고 별빛조차 요사스럽게 붉게 물든 이 시각 이천후는 마치 하늘에서 강림한 신처럼 허공에 떠 있었다. 그의 검은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고 보체는 찬란한 신광을 뿜어냈으며 눈동자에선 칼날보다도 날카로운 기세가 흘렀다.
그의 시선이 스쳐간 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였고 그 누구도 감히 정면으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무리도 아니었다. 조금 전 요광 성자를 처단한 살성이 바로 눈앞에 있었으니.
구경꾼들 중 몇몇은 다리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봤지, 봤지? 내가 뭐랬어. 우리 천후가 반드시 저 자식을 죽인다고 했잖아.”
계합 성자는 부채를 흔들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연달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요광 성자, 그때 내 말 좀 들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구나, 안타까워...”
끄득.
이때 지존연맹의 천교들은 이를 갈았고 당장이라도 저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요광 성자의 전사는 물론 이천후의 공이지만 그 입을 놀린 저 재수 없는 성자에게도 책임이 한참 있었다.
그런데 그때 이천후는 손에 쥔 광명성검을 바라보며 속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이상했다. 목숨까지 걸고 겨우 쓰러뜨린 요광 성자의 손에 남은 게 겨우 검 한 자루뿐이라니?
사실 요광 성자의 머리카락 한 올도 보물인데 그는 죽을 때 유리잔이 깨지듯 흩어져버렸고 혼백과 잔재도 남기지 않고 산화해버렸다.
게다가 그가 도망칠 때의 기이한 모습까지 떠올리자 이천후는 등골에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이천후, 인정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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