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9장
그렇게 되자 김노원은 더욱 난처해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듯 이천후에게 등룡각에 대한 갖가지 설명을 열심히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천후의 눈에는 그의 말 대부분이 그저 쓸데없는 잡음에 불과했다.
등룡각은 꽤 규모가 컸다. 그 웅장한 모습은 이천후조차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겹겹이 이어진 궁전처럼 건물들이 층층이 들어서 있었고 누각과 정자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으며 작은 다리 아래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절경이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었다. 곳곳에 진법이 깔려 있었고 희미하게 하늘빛이 감돌며 신비로운 기운을 더했다.
마침내 두 명의 제자가 이천후 일행을 보물정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곧바로 한 채의 아담한 고급 별실로 이끈 뒤 예를 갖추어 안으로 들였다.
방 안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하면서도 마음을 맑게 해주는 향기가 코끝을 감돌았다. 실내는 세련되고 고풍스러우면서도 결코 저렴해 보이지 않는 고급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벽에는 깊은 의경이 담긴 산수화가 걸려 있었고 한편에서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침향이 타고 있었다.
이미 방 안에서는 달빛처럼 은은한 색의 비단 도복을 입은 두 명의 화령경 제자가 이천후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귀한 손님이 들어서자마자 즉시 허리를 깊이 굽혀 인사를 올렸고 자세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이쪽에 앉으시지요.”
그중 나이가 좀 더 들어 보이는 제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이천후 일행을 눈처럼 부드러운 설모 가죽이 깔린 자단목 의자로 안내했다.
다른 한 명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기세가 넘치는 옥제 다구 세트를 꺼내 영천수로 끓인 물을 이용해 연푸른 빛이 도는 맑고 투명한 영차를 몇 잔 정성스럽게 우려냈다. 차 향은 은은하고 맑았으며 안에 순수한 초목 정수가 어렴풋이 배어 있어 그 가치를 짐작케 했다.
“차 드시지요.”
모두가 찻잔을 가볍게 들어 목을 축이고 나서야 그 접대를 담당한 제자가 다관을 내려놓으며 얼굴에 예의 바른 미소를 띠고는 본론에 들어갔다.
“등룡각을 찾아주셨는데 혹시 어떤 보물을 찾고 계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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