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1장

비록 갑자기 등장한 여덟 명의 존재가 하나같이 기세가 흉포하고 막강했지만 마군의 신위는 여전히 굳건히 뻗어 있었고 동유허에서 몰려온 수만의 군세는 마치 굶주린 이리 떼처럼 포위를 완성한 상태였다. 설령 저들이 날개가 있다 한들 이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빠져나가긴 어려울 터였고 결국 저들은 깔려 으스러진 먼지가 되어 사라질 운명일 것이다. 지금으로선 그 모든 억울함과 분노를 오직 마계점에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천마군이 더는 제단의 힘으로 마원의 증폭을 이끌어낼 수 없게 되었기에 네 명의 대마왕이 퍼붓는 공격도 눈에 띄게 위력이 약해졌다. 그들의 마병, 날카로운 발톱, 그리고 에너지 광선은 겉보기엔 얇디얇은 매미 날개처럼 보이는 일곱 빛깔의 보호막에 연달아 충돌했으나 그 효과는 마치 진흙덩이가 바다에 던져지는 것처럼 아무런 실질적인 파괴력을 가지지 못했고 간신히 몇 가닥의 미세한 에너지 파동만 일으킨 채 금세 사라져버렸다. 그 보호막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이 위태로웠지만 어째서인지 살아있는 존재처럼 끈질기게 버티며 마지막 방어선의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설령 하늘과 땅이 무너지는 파괴가 들이닥쳐도 그것을 가볍게 흘려보내듯 모조리 무화시켰다. “마군님! 이대로는 안 됩니다!” 화선자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저희의 힘으로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너희는 그저 온 힘을 다해 계속 공격하거라! 무조건 마계점에 집중해. 그 보호막이 회복될 여지를 절대 주지 마!” 시천마군의 목소리는 마치 구천의 한기처럼 냉혹하게 울려 퍼졌다. “하찮은 도적 몇 놈쯤이야 본좌가 손가락 하나로 짓이겨줄 수 있다! 이놈들의 뼈를 으깨고 나면 곧장 너희와 함께 이 마지막 껍데기도 산산조각 내주마!” “손가락 하나로 짓이겨? 호언장담도 정도껏 하지.” 이천후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입꼬리를 싸늘하게 올렸다. 그의 눈빛에는 타오르는 투지가 횃불처럼 불타오르고 있었고 그 매서운 눈빛은 마치 실체가 있는 칼날처럼 무수한 마의 그림자를 꿰뚫으며 이미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시천마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