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7장
그러나 마군의 생명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멸세의 뇌광이 시천마군의 존재 자체를 태워 없애려는 순간 뇌해의 중심부에서 검은빛의 신화가 한 점 튀어오르듯 솟구쳐 나왔다.
그 검은 신염은 미친 듯이 주위에 흩어진 마기와 천지의 에너지를 삼켜가며 급속도로 비틀리고 팽창했고 단 몇 순간 만에 또다시 시천마군의 형체를 새겨내기 시작했다.
그는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숨결마다 마치 온몸이 찢겨 나가는 고통이 따라붙는 듯했다. 여전히 허공에 남아 광폭하게 소멸 중인 뇌해의 잔광을 응시하던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 처음으로 두려움과 중압이 깃들었다.
신뢰, 그것도 천지의 정기를 품은 최상위 신뢰는 천마 일족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피와 뼛속 깊숙이 새겨진 천적이었다.
시천마군의 시선은 곧바로 반대편을 향했다. 그곳에 분명히 자신보다 수십 배는 약한 존재였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마치 뇌신이 강림한 듯한 이천후가 서 있었다.
시천마군의 가슴 깊은 곳에서 거대한 격랑이 몰아쳤다.
‘이 자식, 도대체 정체가 뭐지? 저런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신뢰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니!’
그것은 하늘이 오직 천마를 죽이기 위해 내린 대천적이었다.
그가 전성기의 전력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면 신화경의 압도적인 마위만으로도 이런 자를 손가락 튕기듯 눌러 죽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조금 전 마계점을 무리하게 돌파하려다가 한 시간이 넘도록 힘을 쏟아부어서 지금은 전체 힘의 이할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산을 옮기고 바다를 메우는 무상한 신통들은 더 이상 발휘할 수 없었다.
“죽어라!”
이때 귀청을 찢는 절규가 울려 퍼지면서 이천후가 움직였다.
그의 몸이 찬란한 유광으로 변하더니 마치 허공을 찢으며 돌진해왔다. 넘쳐나는 살의가 폭풍처럼 뒤따랐고 그 기세는 마치 하늘 끝을 가르는 창공의 독수리처럼 냉정하고도 날카로웠으며 또 숲 속의 맹호처럼 매섭고 무자비한 압도적이었다.
이천후가 덮쳐오기 직전 시천마군의 심장 깊은 곳을 무언가 차디찬 감각이 단단히 틀어쥐었다.
그는 착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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