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0장
이천후가 쏟아낸 산을 뚫을 기세의 수천 겹 곤영이 그 백 미터의 ‘왜곡력장’에 들어서는 순간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이한 변화가 일어났다.
어떤 곤영은 늪에 빠진 듯 움직임이 뚝 떨어졌고 그 내포된 힘은 층층이 분해되어 사라져버렸다. 또 어떤 곤영은 궤적이 허공에서 강제로 휘어지고 꺾이며 시천마군의 몸을 스치고 허무 속으로 흩어졌다.
심지어 어떤 곤영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의해 억지로 비틀려 꼬인 채 그 안의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왜곡된 회전에 분해되어 소멸했고 심지어 물결 하나조차 남기지 못한 채 허공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천후가 아무리 혈맥의 힘을 끌어올리고 태초 제병의 위력을 폭발시키며 정밀하고 치밀한 곤법을 펼친다 한들 일단 그 공격이 그 백 미터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마치 바다에 돌을 던진 듯 조용히, 그리고 완벽하게 사라져버렸다.
그 모든 공세는 ‘대왜곡술’이라는 괴이한 역신통의 영역 앞에서 아무런 소리도 없이 무력화되었다.
폭풍우처럼 몰아쳤던 한바탕 공세가 끝났을 때 이천후는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뜨거운 기운이 하얗게 피어오르며 가슴이 거칠게 들썩였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소모였다.
반면 대왜곡력장의 중심에 서 있는 시천마군은 얼굴이 창백하긴 했지만 전혀 다친 흔적이 없었다.
“하아... 하아...”
이천후는 천조신곤을 지팡이 삼아 짚고 격렬히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굳은 얼굴 위로 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그의 시선은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우면서도 괴이한 힘의 장에 막혀 마치 천 리나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시천마군을 강렬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 분노와 절망이 엉켜 억울하고 무거운 기색이 깊게 스며 있었다.
“대단한 신통이네.”
그는 이를 악물며 치아 틈 사이로 이 말을 짜내듯 뱉었다.
이천후의 마음은 답답하고 막막했다. 대왜곡술이라는 기술은 정말이지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능력이었다.
시천마군의 몸을 중심으로 백 미터 반경의 공간은 마치 독립된 괴이한 세계였다. 공간이 더는 평면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뒤엉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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