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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6장

고대 성녀 미혜와 천추 성자를 필두로 한 고대 천교들의 무리는 이 순간 모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마치 누군가가 강제로 썩은 구더기를 입에 처넣은 듯 형언할 수 없는 굴욕과 역겨움이 온몸을 태우고 있었다. 그 모멸감은 거의 내장을 태워버릴 만큼 강렬했다. 그들은 눈이 빠질 듯 전장을 노려보며 수많은 수련자들이 이천후의 호소 아래 분투하며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장면에서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한 줄기 한기가 뚫고 올라왔다. 끝났다. 지존연맹이 쌓아온 그 막강한 위세, 그 모든 위명은 오늘 이 자리에서 모조리 무너질 것이다. 그 사실이 차가운 낫처럼 모든 이의 심장을 조여오고 있었고 그것은 숨 막히게 무거웠다.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곳 용문 보물 광맥은 본래 지존연맹이 중병력을 주둔시켜 수호하던 요새였다. 두 시간 가까이 천마 대군이 맹렬히 몰려들고 연이어 공격을 퍼붓는 와중에도 그들은 강대한 병력을 움켜쥔 채 이천후와 황촌에 대한 경계심에 사로잡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았다. 한 명도, 단 한 병력조차 출동시키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데 지금 정작 그들이 경계하던 이천후가 고작 작은 세력인 황촌을 이끌고 피로 물든 전장을 뚫고 앞장서 싸우며 천마의 파도를 막아냈고 그 투혼과 기개는 결국 이 전쟁의 상징이자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천후 저 자식은 단순히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지존연맹을 철저히 망신주려는 거야!” 천추 성자의 두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손가락은 쥐어뜯을 듯 손바닥에 깊이 박혀 피가 맺혔다. “저건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우리 지존연맹을 완전히 나락으로 끌고 가는 정치적 학살이야! 이번 일로 비선성은 물론 전 우주의 모든 수련자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어? 이기적이고 비겁하며 책임감 없는 자들로 낙인찍히겠지! 우리가 그간 쌓아온 명성은 다 끝장이야!” “명성?” 이때 미혜 성녀가 그 말을 듣고는 입꼬리에 비릿하고 서글픈 미소를 걸었다. 그녀의 웃음 속엔 깊은 자조와 통찰이 묻어나 있었다. “천추, 너 아직도 그런 걸 따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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