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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8장

도박을 생명처럼 여기는 안연철에게 있어서 이천후는 그야말로 ‘도박의 신’이었다. ... 그 순간 청명한 공기를 가르며 맑은 소리가 허공을 갈랐다. 민예담은 눈앞의 살을 뛰어넘는 듯한 백옥 같은 손을 우아하게 들어올렸고 손끝에서 희미한 영광이 번뜩이더니 이내 하나의 보물이 허공에 나타나 떠올랐다. 그것은 정교하고도 절묘한 조선 모형 길이는 세 자 남짓이지만 그 작은 공간 안에 담긴 위엄과 기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오했다. 조선의 형태는 고풍스럽고도 단아했다. 위로 아홉 층에 걸쳐 중첩된 누각이 정밀하게 얹혀 있었고 각 층마다 구조는 마치 신이 조각해낸 듯 치밀하고 정교했다. 갑판은 거울처럼 매끈했으며 선실의 문과 창은 정연하게 짜여 있었다. 축소된 창문 너머로는 내부가 들여다보였고 작은 탁자와 의자, 숨겨진 밀실, 정교하게 조각된 벽화, 은은한 향기를 피우는 향로까지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 전체 배는 마치 무한한 별해를 가로지르며 수천 수만 생명을 태울 수 있는 장대한 누선을 무상의 법력으로 손바닥만 한 공간에 응축시켜 놓은 것 같았다. 선체는 맑고 투명한 푸른색을 띠었으며 끝없는 푸른 하늘처럼 청명하고 만 년 된 현빙처럼 빛나고 단단했다. 그 재질은 금도 옥도 아닌 미지의 신재로 이루어져 있었고 신이 깃든 듯한 기이한 감촉을 전했다. 그러나 이 조선에서 가장 압도적인 것은 그 안에서 희미하게 흘러다니는 무수한 신비한 부적의 흐름이었다. 생멸을 반복하며 마치 별하늘의 궤도를 따라 운행하듯 끊임없이 회전하고 재구성되며 거대한 진법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웅장하고도 깊은 영기는 자비롭고 위엄 있는 불광과 섞여 선체 곳곳에서 피어올랐고 황금빛 광채가 춤을 추듯 흐르는 가운데 마치 무수한 불타가 염송을 읊고 보살이 눈을 감고 미소 짓는 듯한 하나의 ‘신불의 세계’가 배의 주변에 비치고 흐르며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했다. “좋은 물건이군.” 이천후는 감탄을 억누르지 못한 채 낮게 중얼였다. 단 한 번의 훑어봄, 단 한 줄기의 기운만으로도 그는 즉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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