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9장
그들은 순식간에 천기 선원에 도달했다.
고작 반 시간 남짓한 시간에 대범광명선은 이미 허공을 찢고 나아가 천기 선원의 웅장한 정문 앞에 안정적으로 정박해 있었다.
이천후와 김치형을 비롯한 일행이 선실 밖으로 걸어나오자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단순히 공간을 가르는 속도만으로도 이미 신이 내려준 기적 같았지만 그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감탄하게 만든 것은 그 안에 펼쳐진 ‘동천’의 정수였다.
수련실, 연단실 하나하나가 고대의 집령인기 진문으로 새겨져 있었고 내부에는 농밀한 영기가 마치 실체처럼 응결되어 있었다. 그 공간에 발을 들이고 단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만으로도 수련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듯했다.
또한 백 개가 넘는 넓은 방들은 모두 용궁에서 튀어나온 듯 화려했다. 정교하게 조각된 들보와 그림이 새겨진 천장과 바닥에는 옥이 깔려 있었고 등불은 진주로 만들어져 은은한 빛을 뿜고 있었다. 이 모두가 마치 천상의 선궁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 듯했다.
심지어 그들의 발 아래 깔린 두꺼운 양탄자조차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화형의 경지에 도달한 강대한 이종 요수의 모피로 가공된 것으로 밟고 서기만 해도 구름처럼 부드럽고 따뜻할 뿐 아니라 선천 정기가 실처럼 배어나와 발바닥을 통해 경맥과 골수로 스며들었고 그 기운은 별다른 수행 없이도 자연스럽게 체내로 흡수되고 정화되었다.
이 정도의 사치와 효능이라면 세상 물정에 익숙한 김치형조차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상고의 불보의 저력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배의 곳곳에는 수십 개의 크고도 복잡한 공격과 방어의 진법이 희미하게 떠 있었고 부문이 흘러가는 그 흐름에는 산을 부술 정도의 파괴적인 위력이 숨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모여 말 그대로 하나의 ‘이동하는 요새’를 구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민예담은 무심하게 일행을 둘러본 뒤 차분히 입을 열었다.
“대범광명선의 핵심 능력은 ‘벽마’의 특성에 있습니다. 이 배는 구천의 청기를 주재료로 삼아 불문의 무량광명 신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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