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3장
이천후는 앞서 했던 그대로의 방식으로 나무를 뽑기 시작했고 두 팔을 굵은 나무 줄기에 둘러 감았다.
웅...
놀랍게도 첫 번째보다 더욱 거대한 홍사룡수가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에 의해 부드럽게 들어 올려지듯 거대한 몸통과 상상조차 어려운 뿌리 전체가 땅에서 깨끗하게 뽑혀 올라왔다.
더 충격적인 건 이번에는 나무가 뿌리를 드러냈음에도 흙 한 점조차 묻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뿌리가 자발적으로 오그라들고 엉켜 마치 거대한 뿌리 덩어리를 둥글게 말아놓은 듯한 완벽한 구형 형태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민예담은 더는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기괴한 광경은 그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이게 어찌 나무를 뽑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 홍사룡수가 스스로 따라나서려는 듯한, 아니, 오히려 안달이 나서 따라가려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러는 사이 아직 아무도 반응조차 하지 못했건만 이천후는 이미 회오리바람처럼 세 번째 홍사룡수로 달려들고 있었다.
“콜록콜록!”
결국 민예담은 더는 태연한 척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천후 님, 나무 뽑는 일이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클 텐데... 잠시 쉬었다 하시는 게 어떨까요?”
“쉬다니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이천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느새 진한 용문이 흐르는 나무껍질에 양손을 얹은 상태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정도 힘은 넉넉히 있습니다! 이 나무도 금방 끝낼게요. 시간 절대 안 끌어요!”
“그... 그 뜻이 아니에요...”
민예담은 관자놀이가 다시금 씰룩거리는 걸 느꼈고 더는 돌려 말할 여유도 없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부탁드리는데 제발 손을 거두어 주세요. 이 세 그루의 홍사룡수는 우리 천기 서원의 서원 구역, 특히 서원의 용기 순환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영식물입니다. 이 나무들이 들이쉬고 내쉬는 영기와 그걸 용기로 전환하는 능력 덕분에 이곳의 지세와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그 세 그루를 모두 뽑아버리면 서원의 영기가 혼란에 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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