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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4장

“이건 진짜 죄 짓는 일이야! 너무하다 못해... 완전 산적질이잖아!” 김치형은 얼굴을 감싸 쥐며 도무지 눈 뜨고는 볼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손님이라면 손님답게 처신해야 할 텐데 이천후는 그런 개념은 애초에 없다는 듯 메뚜기떼처럼 휩쓸고 지나가다 못해 주인의 금싸라기 땅을 전부 뜯어가 버릴 기세였다. 그 모습은 이미 ‘꼴불견’이라는 단어로는 표현이 부족했고 ‘기상천외’라는 말이 어울릴 지경이었다. 게다가 주변에서 구경하던 천기 선원 여자 제자들의 시선도 심상치 않았다. 김치형은 그들 눈빛 속에 담긴 ‘희대의 괴물’이라도 보듯한 감정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 그들의 시선이 단지 이천후에게만 향해 있는 게 아니라 함께 다니는 자기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수치스러웠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천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강산대를 만족스럽게 두드리며 여전히 넋이 나간 듯한 민예담을 향해 햇살보다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걸로 저희 황촌도 좀 번듯한 구색은 갖추게 생겼네요!” 민예담은 이미 민둥산처럼 변해버린 약초밭을 바라보며 눈가가 두 번이나 파르르 떨렸다. 그간 정성과 노력이 깃든 곳이었기에 마음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수련이 깊은 자답게 감정을 억누르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어차피 저 영초들은 전혀 되살릴 수 없는 것도 아니고 상등급의 영우를 내리고 진법을 깔아 잘 돌보면 시간이 걸릴 뿐 얼마든지 다시 가꿀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이천후는 다시금 만족스럽게 강산대를 두드리더니 공손히 손을 모아 고개를 숙였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신묘한 영초들로 저희 황촌을 꾸밀 수 있다니, 분명 빛이 돌고 분위기도 새롭게 탈바꿈할 겁니다!” “그래요. 그렇게 되겠죠.” 민예담은 어딘가 혼이 빠진 듯한 어조로 답했다. “하하하하!” 그녀의 등 뒤에 있던 여자 제자들은 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마치 풀어놓은 백령새들처럼 청아하면서도 장난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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