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8장
끊임없이 공급될 고등급 혈과가 있다면 우나연은 단순한 실력 향상을 넘어 진정한 탈피와 환골탈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이천후 역시 마침내 은사께서 남긴 유언을 완수하고, 부활의 희망을 눈앞에 보게 될 것이다.
바로 그 이유였다. 이천후가 눈앞의 혈과를 과감히 포기하고 그보다 훨씬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과수를 택한 것은 이 모든 것이 황촌에 직접 들여와 스스로 키우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이 결정은 오히려 민예담이 바라는 바와 정확히 들어맞았다.
민예담은 생각이 번득이는 인물이었다. 이천후의 입에서 ‘태허 세계’라는 이름이 나온 그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의심의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먼저 제안한 ‘혈과 백 알을 선물하겠다’는 말은 단순한 감사의 표시가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미끼’였다.
그녀는 시험하고 싶었다. 이천후가 이런 유혹 앞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를 만약 그가 기쁜 얼굴로 흔쾌히 받아들였다면 마음속 의혹을 어느 정도 덜어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는 눈앞의 귀한 혈과를 거절했고 오히려 손이 많이 가고 당장 효과도 볼 수 없는 과수 열 그루를 요구했다.
민예담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이제 모든 의문이 말끔히 풀렸다.
이천후의 선택은 곧 스스로 입증한 셈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정말로 다시 한번 사문혈과를 길러낼 능력을 갖고 있는 자였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 더 높은 등급의 혈과조차 길러낼 가능성이 있는 자일지도 몰랐다.
그렇지 않고서야 과수를 가져가려 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황촌을 장식하기 위해서라니 그 따위 핑계는 지나치게 어설픈 변명이었다. 혈과수를 제대로 기를 수 없는 자에게 있어 이 열 그루의 나무는 애초에 백 알의 완성된 혈과보다 훨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천후가 굳이 그것을 택했다는 건 그가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 바로 그것이 민예담의 결론이었다.
그러나 민예담이 누구던가? 그녀는 ‘진실을 꿰뚫어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는 이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