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5장
그러나 민예담의 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천후 눈속에서 번쩍 지나간 놀라움의 물결을 천천히 음미하듯 바라보다가 다시금 말을 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에요. 지존연맹은 이번 결정의 실패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용문보물 광맥의 채굴권을 반포해 비선성의 모든 세력에게 공동으로 개방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천후의 가슴속에서 한기가 솟아올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그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는데 그 우세가 찬물을 끼얹은 듯 반쯤 식어버렸다. 한 수 물러나는 척하면서 실익을 거두는 이 수는 정말이지 마음을 사로잡는 수완이 절묘했다.
지존연맹은 태세를 이렇게까지 낮추었다. 심지어 용문 보물 광맥이라는 그토록 귀중한 자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어준다니, 비선성 안팎의 수많은 세력들이 과연 이런 기회 앞에서 눈이 멀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실속 있는 유혹 앞에서 천마의 참화로 인해 쌓였던 분노와 원망 따위는 한순간에 연기처럼 흩어지고 말 것이다. 심지어 이미 상당수의 세력들이 지존연맹을 향해 감격하며 속으로 칭송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역시 대세를 읽는 자들이다’, ‘책임을 질 줄 아는 강자다’, ‘의리가 있다’, ‘참으로 대의에 밝다’ 등등...
이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젖혔다.
‘참 대단하군. 이 정도 위기 대응이라면 흠잡을 데가 없지.’
그는 갑자기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다.
아마 조금 전에 목황 영기를 무리하게 소환한 영향일지도 모른다. 혹은 이처럼 급변하는 정세가 주는 압박감이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의식 중에 그는 시선을 탁자 위로 돌렸고 거기 놓인 맑고 투명한 빛깔의 차가 담긴 잔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어 잔을 들고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젖혀 한입에 들이켰다.
“잠깐만요! 그건...”
민예담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고 드물게 느껴지는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가냘픈 손을 반쯤 뻗어 이천후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이천후는 잔 속의 맑은 물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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