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0장
카르르륵...
그 눈꽃이 닿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극한의 냉기가 폭발했다. 눈을 찌를 듯한 얼음빛 푸른 섬광이 번쩍이고 사라졌고 이천후는 아무런 반응조차 할 틈도 없이 그대로 어깨 높이까지 두텁게 얼어붙은 빙벽 속에 완벽히 봉인당했다.
그 자리에 이천후와 똑같은 모습의 인간 형상을 한 얼음 조각이 조용히 서 있었는데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섬세하게 조각된 그 얼음 조형물은 바로 이천후였다.
이천후는 마침내 방금 민예담이 외친 주문의 진정한 공포를 뼛속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그의 육체는 완벽하게 얼어붙었고 모든 세포는 생명력을 잃었다. 심지어 영혼마저 얼음지옥에 던져진 듯 사고는 정지되고 머릿속이 텅 비었다. 게다가 피도 흐르지 않았고 단지 응결된 붉은 얼음 결정체만 존재했다.
동세대에서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한 이천후의 실력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엔 단 한 점의 틈조차 찾아낼 수 없었다. 이건 더 이상 단순한 신통이 아니라 순식간에 펼쳐지는 ‘죽음의 영역’이었다. 그 위력은 실질적인 에너지 영역의 힘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과거 민예담이 이 한 수로 수천 마리의 천마를 얼려 죽이며 이름을 떨쳤었는데 이천후는 지금 그 ‘전설’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단지 이야기나 기록이 아닌 그 자신의 몸과 혼이 체험하는 진실이었다.
그러던 그때 얼어붙은 얼음 조형물의 심장부에서 희미하게 번쩍이는 황금색의 신성한 빛이 피어올랐다.
쿠오오오...
웅장하고 날카로운 신음, 아니, 포효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극한의 압력 아래 강철보다 단단한 신체가 신성을 두드리는 공명이었다.
역시 이천후였다. 그가 자랑하는 최강의 육체는 드디어 폭발적으로 깨어났다.
그의 전신은 순식간에 무수한 황금빛의 신성을 내뿜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정제에 정제를 거듭한 황금 신정 조각들이 모여 이룬 구조체였고 각 조각은 파동을 일으키며 무시무시한 진동을 터뜨렸고 그 하나하나의 떨림은 차원을 갈라버릴 정도의 위력을 품고 있었다.
치이이이...
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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