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7장
송찬미가 씩 웃으며 한 걸음 다가섰다. 그녀의 시선은 민예담의 온몸을 훑듯 지나가더니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예담 선배님, 이제 그만 감추시죠. 이천후 선배님께서 직접 우리가 이제 ‘한 식구’라고 말하셨잖아요? 그런데 이 ‘한 식구’가 설마 함께 침대를 쓰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그런 뜻은 아니겠죠?”
그녀는 마지막 몇 단어에 유난히 힘을 주어 말했고 주위에서는 그 말을 참지 못한 듯 킥킥대는 웃음이 터졌다.
그러자 송유민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한술 더 떴다. 그녀는 민예담을 가리키며 오버스럽게 외쳤다.
“맞아요, 맞아요! 선배님께서 들어가실 땐 분명 그 은은한 달빛색 구름무늬 비단 치마를 입고 계셨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옷이 바뀌었네요? 설마 그 사이에 뭔가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반짝였다.
“아니... 그 치마가 장렬히 전사한 건가요?”
다른 제자의 농담에 또다시 웃음이 연이어 터졌다.
“너희...”
민예담의 미간에 파르르 떨리는 푸른 혈관이 두 줄기 솟아올랐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새로 갈아입은 옷자락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차가운 미모에 붉은 홍조가 퍼져나갔는데 그 빛은 설원 위에서 핀 홍매처럼 또렷하고 선명했다.
상황이 점점 왜곡되어 가는 것을 본 이천후는 급히 두 손을 번쩍 들며 다급히 외쳤다.
“다들 조용히 좀 해 봐요! 여러분이 오해하셨어요! 제가 말한 ‘한 식구’는 우리 황촌과 천기 성지가 오늘부로 전략 동맹을 맺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함께하는 협력관계라는 의미였지, 절대 그 이상은 아닙니다!”
민예담 역시 수치심과 분노를 꾹 눌러 담고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이천후 씨가 말한 바와 같습니다. 이는 우리 성지 고위층이 신중히 결정한 사안으로 양측 생존과 운명을 걸고 맺은 엄중한 동맹입니다. 밀실에서 나눈 것은 오직 조약 조항, 적세 분석, 미래 전략뿐이었어요. 이천후 씨와 저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민예담의 해명은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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