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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1장

“뭐지?” 민예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이천후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 매혹적일 만큼 아름답고 어딘가 요마 같은 기운마저 풍기는 청년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심연 같은 방어력을 지니고 있었고 방금 삼만절 성녀의 살의를 담은 일격을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 “음?” 그때 만절 성녀의 눈동자에도 희미한 놀라움이 스쳤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살짝 열리며 의미를 가늠하기 힘든 짧은 숨결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절세의 얼굴 위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감정이 피어올랐고 무심과 살의만이 존재하던 그 표정에 처음으로 차갑게 일렁이는 관심의 빛이 깃든 것이다. “꽤 쓸 만하네.” 우아하게 서 있는 그녀의 몸짓은 털끝만큼도 흔들리지 않았고 단지 그녀의 섬섬옥수가 허공을 가르듯 김치형을 향해 휘둘러졌다. 슈우우우... 그 순간 하늘이 뒤집히고 바람이 폭주했다. 이전에 봤던 단일한 강기와 달리 무려 백팔 갈래의 폭주하는 보라빛 천뢰가 마치 분노한 고대의 뇌룡처럼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광란의 소용돌이를 이루며 폭발했다. 그 하나하나는 기둥만큼 굵고 기괴하게 뒤틀린 용의 형상을 하고 있었고 귀를 찢는 포효가 허공을 울리며 메아리쳤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한 난류가 아니었다. 찰나의 순간 허공에서 서로 꼬이고 얽히더니 마침내 천지를 가리는 멸망의 뇌전 사슬망으로 변모했다. 그 천뢰의 거대한 그물 위에서 보랏빛 전류가 폭주하며 튀고 부딪혔다. 섬광은 한없이 증폭되어 주변의 빛마저 집어삼키며 왜곡시켰고 그 안에 스친 열기 하나만으로도 만물을 태워버릴 듯한 파괴의 온도가 가득 차올랐다. 이 죽음의 그물, 백팔 마리의 천뢰룡이 빚어낸 파멸의 형상이 김치형의 머리 위로 하늘을 찢으며 덮쳐왔고 그 위세는 조금 전의 공격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안 돼! 진형 가동!” 이때 민예담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 그녀의 손이 나비가 날 듯 허공을 스치자 정교하고 심오한 법결이 번개처럼 연속으로 뻗어나갔다. 웅웅거리는 굉음 속에 서원 각루 전체가 눈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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