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6장
“맞아요!”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주연이 어느새 이천후의 곁에 나란히 서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고 검은 비단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며 맨살 위를 장난스럽게 스쳤다.
햇살을 받은 그녀의 피부는 마치 눈처럼 희고 투명했으며 검은 머릿결과 어우러져 더욱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나른한 눈빛에 묘한 매력이 감돌아, 보는 이의 마음을 휘어잡는 듯했다.
“이 칭호는 지금 비단 비선성뿐만 아니라 그 너머 수많은 지역의 수많은 수련자들 사이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 되었어요. 이장님, 이건 단지 허명이 아닌 진짜로 이장님께서 감당할 자격이 있는 거예요.”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우쭐한 모습의 존재가 불쑥 사람들 틈으로 튀어나왔는데 머리를 높이 치켜든 것은 다름 아닌 십진계였다. 녀석은 양 날개를 두어 번 퍼덕이더니 목청껏 외쳤다.
“까악! 본존도 이번 천마 전투에서 공이 커! 맨 앞에서 돌진하고 용맹무쌍하게 싸웠지! 네가 천로 제일인이라면 본존은 당연히 천로 제일닭이지! 까아아악!”
“허!”
그 순간 콧방귀 섞인 조소가 흘러나왔다. 김치형이 팔짱을 낀 채 무리 너머로 비웃으며 말했다. 십진계의 허세와 주변 사람들의 흥분을 한심하다는 듯 내려다보는 눈빛에는 냉소가 가득했다.
“천로 제일인? 천로 제일닭? 웃기는군. 우물 안의 개구리들 같으니라구.”
그는 가볍게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한마디 내뱉었다.
“이딴 수준으로 감히 ‘제일’을 운운해? 우습지도 않네. 이천후, 네가 믿든 말든 상관없지만 진짜 괴물급 천교 하나 튀어나오기만 해도 넌 바닥에 철퍼덕 눌려서 비비게 될 거야.”
그의 말투는 날이 서 있었고 모두의 고막에 꽂히는 듯 날카로웠다.
“태허 천로는 고작 삼천지맥 중 하나에 불과해. 진짜 최정상급 천교들은 하늘이 낳은 신체를 타고났거나 십만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이질의 존재들이야. 심지어는 환생에 인장을 지닌 이들은 삼천 천로가 모이고 마지막 혈전이 열릴 그 ‘종극전장’에서나 나타나. 그런 자들이 다 모인 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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