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4장
무엇이 이토록 많은 이들을 한데 모이게 만든 것인가? 무수한 생령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황금 누각의 웅장한 문 위에 당당히 걸려 있었다.
그곳에는 거대한 영옥으로 된 현판이 공중에 떠올라 있었고 그 자체로도 은은하고도 고귀한 빛을 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들게 만들 만큼 압도적인 기운을 품고 있었다.
그 현판 위에는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는 듯한 필치로 쓰인 다섯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황촌 등록처].
조민희의 맑고도 예리한 눈빛이 앞쪽의 긴 줄을 훑고 지나가며 붉은 입술에 차가운 조소가 어리는 듯 희미한 곡선을 그렸다. 그녀는 마치 꽃잎을 집듯 고운 손가락을 우아하게 들어 저 멀리 황금 누각을 가리켰다.
“자, 이천후. 저기 앞에 저 난리법석을 떠는 등록소 보이지? 저게 바로 우리 황촌의 이름을 대놓고 팔아먹으면서 뒷구멍으로는 온갖 더러운 짓 다 하고 있는 사기극의 진원지야.”
이천후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을 따라가며 허공에 떠 있는 ‘황촌 등록처’라는 거대한 옥현판에 고정되었다. 그는 코웃음을 치며 낮게 중얼거렸다.
“하, 이보다 더한 웃음거리가 또 있을까? 황촌의 정식 이장인 나조차도 인재를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데 저자들은 대체 누구 허락을 받고 이런 짓을 벌이는 거지? 감히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넜다더니, 이건 사기극을 예술로 승화시킨 수준이군.”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조용히 끓어오르는 노기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감히 황촌의 이름을 도용하고 자신을 모욕거리로 만들며 이 땅의 중생들을 속이는 저 위선적 행태에 대한 분노가 그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말없이 커다란 보폭으로 황금 누각의 소란스러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고 조민희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인파가 밀집한 가장자리로 다가서는 순간 마침 욕설을 퍼부으며 인파 속을 빠져나오던 두 명의 인간족 무수와 정면으로 마주치고 말았다.
그중 한 명은 덩치가 산만했고 얼굴 가득 살이 올라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그는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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