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5장
덩치 큰 무수는 성격만큼이나 직설적이었다. 그는 목청을 터뜨리듯 소리를 지르며 침을 튀겨댔다.
“아이고, 제발 저 황금빛 번쩍이는 간판에 눈이 멀지 마십시오! 저희 형제가 진심을 담아 드리는 충고인데요, 그 황촌이란 데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됩니다! 거긴 아주 새까맣게 썩어빠졌다고요!”
마른 무수도 옆에서 다급히 말을 보탰다.
“맞습니다! 아직 안 들어가보셔서 모르시겠지만 안에서 벌어지는 꼴이 정말 가관입니다! 겨우 이름이랑 출신지 적는 정도의 간단한 등록인데도 그 피 빨아먹는 놈들이 입을 벌려 한마디 하더니... 무려 삼품 정석을 오백 근이나 요구하더란 말입니다!”
그는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펴서 거의 이천후 코앞까지 들이밀며 고함쳤다.
“오백 근입니다! 그것도 삼품으로요! 이건 뭐 껍질 벗기고 뼈까지 빨아먹겠다는 소리죠! 저희 형제는 수년 동안 피땀 흘려 모아온 재산의 반 넘게 그 자리에서 털렸습니다! 이게 무슨 인재 모집입니까? 그냥 강도짓이죠!”
덩치 큰 무수는 다시금 침을 바닥에 탁 뱉고 이를 갈았다.
“그러게요! 무슨 개소리로 자격 심사에 자원 예비 운운하며 돈을 뜯더라고요! 개뿔! 제가 보기엔 그냥 대놓고 터는 거예요. 거기서 지키는 놈들은 하나같이 콧대는 하늘 찌르고 눈빛은 칼날처럼 깔보는 데 특화돼 있어요. 돈 내면 겨우 나무조각 하나 던져주고는 줄 서서 면접 보라고 합니다.”
“안에 들어가면 또 어떤 함정이 기다릴지 벌써부터 뻔하잖아요? 황촌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썩을 대로 썩었습니다. 그리고 말이죠, 이천후라는 놈은 첫 천로 개척자라나 뭐라나? 다 헛소리예요! 우리 같은 하층 무수들 등골 빨아먹고 쌓은 명성 아닙니까!”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달군 쇠꼬챙이처럼 이천후의 가슴을 찍고 들어왔다. 그의 몸을 감싸던 왜곡된 빛과 그림자가 순간적으로 일렁거렸고 허공조차 찢어버릴 듯한 살기가 치솟다 다시 억눌렸다.
오백 근의 삼품 정석은 중소 가문 하나가 반쯤 부서질 금액이었고 떠도는 산수들에게는 말 그대로 하늘 같은 액수였다. 그런 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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