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977장

그 남자에 대한 대답은 말이 아닌 파멸이었다. 이천후의 형체가 갑자기 흐릿해지더니 수장 높이의 공중에서 마치 순간이동하듯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황금빛의 신화적인 불꽃이 맴도는 불멸의 신금으로 주조된 듯한 거대한 발이 산을 허물고 땅을 가르며 별마저 짓밟을 기세의 압도적인 힘을 품고 공간의 제약마저 무시한 채 천벌처럼 내려꽂혔다. 그 목표는 조롱을 퍼부었던 그 검은 로브의 무수, 경악과 공포가 뒤섞인 표정이 그대로 굳어 있던 그의 얼굴이었다. “아악!” 그가 내지른 외침은 절망이 목을 조른 듯 찰나의 순간에 끊겨버렸다. 크직. 퍼억. 피부를 찢는 뼈의 파열음과 살점이 으깨지는 소리가 뒤엉켜 귀를 찢듯 울려 퍼졌다. 거대한 발은 정확하게 그 무수의 안면을 짓밟았고 그 얼굴의 피부와 이목구비는 마치 두부처럼 무자비한 힘에 눌려 한순간에 으스러졌다. 이어서 콧대뼈와 이마뼈가 도자기를 망치로 내리친 듯 산산이 조각났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 어마어마한 힘은 멈추지 않고 결국 머리 전체를 그의 가슴과 복부 속으로 처참하게 짓밟아 넣어버렸다. 툭. 머리를 잃고 가슴마저 꺼진 무기력한 시체 하나가 맥없이 쓰러졌고 바닥엔 짙은 선혈이 빠르게 번져나갔다. “꺄악!” “사... 살인마다!” “으엑...” 이 끔찍한 장면은 보란 듯이 모든 생령의 신경을 한꺼번에 짓이겨버렸다. 짧은 정적 후, 절규와 구토음이 전염병처럼 장사진을 이룬 대기열 속에서 터져 나왔다. 심지가 약한 수련자 몇몇은 눈이 뒤집힌 채 기절해버리기도 했다. 온 서하거리는 피비린내와 극도의 공포로 뒤덮였다. “이게 무슨 망동이냐! 감히 황촌 특...” 남은 몇 명의 검은 로브 무수들이 간담이 서늘해져 일제히 소리쳤다. 그중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분노에 찬 외침을 터뜨리며 반격 혹은 도주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의 동작은 이천후의 눈엔 달팽이보다도 느릿했다. “시끄럽군.” 이천후는 몸조차 움직이지 않았고 단지 그의 오른쪽 다리가 환영처럼 몇 줄기의 잔상만 남긴 채 허공을 찼다. 펑. 펑. 펑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