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1장
“선천 혜근?”
평소 웬만한 일에도 흔들림 없는 조민희조차 그 네 글자를 듣는 순간 마음속에 강한 파문이 일었다.
그녀는 번쩍 고개를 돌려 이천후를 바라보았고 놀람이 가득한 시선이 그를 향했다. 세상 물정을 모를 리 없는 그녀였기에 ‘선천 혜근’이 불가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전설 속에서나 들을 수 있는 부처의 친전 제자이자 보살의 환생만이 지닐 수 있는 무상의 성종이었다. 이 타고난 자는 태어날 때부터 불가와 인연을 맺고 타고난 깨달음을 지니며 불골이 천성으로 자리 잡는다.
설령 운이 그저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보살의 과위에 오르고 억만 신도의 공양을 받으며 만약 인연과 기연이 겹치면 끝내는 불조의 존위에 올라 한 불국정토를 주재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천후는 지금 장차 보살이 될 수도, 아니면 부처의 자리에 이를 수도 있는 불문 성종을 넘보고 있는 것 아닌가?
조민희는 그의 눈빛 속에 스며 있는 ‘반드시 손에 넣겠다’는 기세를 읽고 동시에 무량 성지의 깊이를 떠올리자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이천후 얘가 사고 치는 재주는 정말 끝이 없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림의 거대 연맹인 지존연맹과 대치하더니, 이제는 불가의 벽돌을 통째로 뜯어 가겠다고? 그것도 훗날 반드시 거목으로 자라날 보리수의 성종을?’
그녀의 매혹적인 눈동자가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
“그렇다면 뭘 망설여? 불문 성종은 만고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야. 반드시 우리 황촌으로 끌어들여야지! 무량 성지가 뭐 어쩌고 그건 나중의 문제고, 일단 데려와서 얘기부터 하자고.”
“형수님!”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황보재혁은 혼이 쏙 빠져나간 얼굴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수님 맞으시죠? 이렇게 아름다우시고 담력도 남다르신...”
조민희는 기분이 상하기는커녕 오히려 턱을 살짝 들고 세상 모든 것을 홀릴 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눈썰미 하나는 있구나.”
이천후는 그녀가 세상 혼란을 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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