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2장
조민희는 느긋한 동작으로 귀 옆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 넘기며 시선을 옮길 때마다 마치 세상을 굽어보는 듯한 여왕의 기세를 풍겼다. 그리고 꽃이 피듯 번진 미소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지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황보재혁의 삼관을 단번에 깨부수었다.
“질투? 내가 왜 질투를 해야 하지?”
그녀는 고개를 약간 갸웃하며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마음이 맞고 재능이 뛰어난 좋은 여자들을 몇 명 더 불러다가 같이 어울리면 더 재미있잖아? 어차피 내가 큰언니고 정실이야. 그 이후에 들어오는 건 전부 동생들일 뿐이지. 다들 얌전히 날 언니라고 부르고 내 눈치 보면서 행동해야 해. 이 규칙은 반드시 세워둬야 해, 알겠어? 황보재혁아?”
황보재혁은 그 자리에서 완전히 돌처럼 굳어버렸다. 입이 멍하니 벌어져 거위알 하나쯤은 들어갈 만큼 크게 열렸고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 있었으며 눈앞의 압도적인 기세와 절세의 미색을 동시에 뿜어내는 조민희의 미소만이 끝없이 확대되어 다가왔다.
그는 이 순간 진정으로 깨달았다.
‘아, 이런 걸 두고 한집안 사람이라 하는구나.’
황촌의 이장과 이장 부인 둘 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하나같이 상상도 못 할 일을 거리낌 없이 해내는 사람이었다.
이들과 함께하는 날들은 평온과는 영영 담을 쌓을 것이 분명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벌써부터 미래의 광경이 그려졌다. 격노한 불문, 분노한 황실, 그리고 닭이 날아오르고 개가 뛰는 온 세상이 들썩이는 대소동의 장면들...
이천후조차 잠시 말을 잃었다. 조민희의 발상은 너무 기막혔고 그 발상이 실현되기만 하면 구천십지의 불문 대능들이 집단으로 미쳐 날뛰며 항마봉과 금강봉을 들고 세상 끝까지 그들을 쫓아다닐 게 분명했다.
물론 그는 이 놀라운 발언을 그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농담 정도로만 받아들였고 진심으로 실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럴 일은 적어도 그가 스스로 목숨이 지겨워져서 온 세상 불광에 물리적 초도를 당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전까지는 없을 것이다.
세 사람은 각자의 생각을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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