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4장
이천후의 몸속에서 혈기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그는 여전히 단 한 점의 수위조차 쓰지 않았으나 순수한 금빛 혈기가 모공에서 분출되어 온몸을 휘감으며 마치 태고에서 걸어 나온 황금 전신과도 같은 위용을 드러냈다.
그는 그저 단순하게 다시 주먹을 내질렀다.
쾅.
황금빛 주먹이 끝도 없이 퍼져 나오는 흑광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어떠한 기교도 회피도 없이 오직 가장 원초적인 힘의 격돌이었다. 보통의 신화경조차도 봉인할 만한 공포스러운 파동은 이 원시적인 한 주먹 앞에 뚫리고 깨지고 산산이 부서졌다.
고대 두루마리는 격렬히 진동하며 비명 같은 울음을 토했고 반동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허공에서 뒤집히며 튕겨 나갔다.
곁에서 지켜보던 백열 성자는 이미 혼이 흔들리며 눈동자가 크게 진동했다. 그는 줄곧 몰래 관찰하며 이천후의 힘의 바닥을 엿보려 했으나 보면 볼수록 심연 같고 소름이 뼛속 깊이 스며들었다.
격이 한 단계나 높은 상대와 강대한 비보의 억압 앞에서도 이천후는 여전히 여유로웠다. 그것도 본래의 수위조차 쓰지 않은 채 오직 육신만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이 육체가 도대체 어느 경지까지 단련된 것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내가 널 베어주마!”
연달은 굴욕에 나성현은 결국 미쳐버렸다. 얼굴은 뒤틀리고 눈에는 핏줄이 가득했다. 그는 대가를 아끼지 않고 신화의 근원을 불태워가며 미친 듯이 고대 두루마리 속에 주입했다.
웅웅웅...
고대 두루마리의 흑광은 더욱 거세게 번져 덩치가 부풀어 오르며 마침내 하늘을 뒤덮는 검은 장막으로 변했다. 그 위의 부문은 광란하듯 번쩍였고 솟구쳐 나오는 힘은 전보다 몇 배나 강력해졌다. 그리고 천지를 가두고 만물을 으스러뜨릴 기세로 다시금 이천후를 덮쳐 내려왔다.
쿵. 쿵. 쿵.
이천후는 여전히 피하지 않았다. 그의 온몸은 불멸의 금빛 신휘로 빛났고 두 주먹은 마치 두 개의 폭렬한 태양이 되어 정면으로 그 검은 장막을 맞받았다. 어떠한 신통도 법술도 없이 오직 원초적인 주먹질만 끊임없이 내리꽂혔다.
주먹이 떨어질 때마다 천지가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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