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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비슷한 대화는 여러 차례 이뤄졌다. 곽안우는 불쾌했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나쁜 놈이라도 책임을 다하는 사감을 괴롭힐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기를 바라보았다. “비서라도 불러서 찾아서 우리를 데리고 올라가게 할 수는 없어? 저번에도 그가 데리고 왔잖아.” “사적인 일이야. 내가 도영을 부르면 돼. 이런 사소한 일로 인력을 동원할 필요는 없어.” 진기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때 기숙사 건물 옆에 서서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몇 명 남학생 모습이 보였다. 분명히 자신의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것이다. 진기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진기가 도영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 기숙사 건물에서 발걸음 소리가 났다. 진기는 도영이 돌진해 오는 것을 보았다. 속도가 너무 빨라 도영은 진기를 미처 보지 못했다. 진기가 그녀를 가로막고 막 말하려 할 때 도영과 크게 부딪쳤다. “아!” 도영은 비명을 질렀다. 고개를 들어 진기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이미 넘쳐흐르던 눈물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진기 오빠'라 외치며 진기에게 안겨 울음을 터뜨렸다. 진기의 품은 온통 눈물로 적셔있었다. 진기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당장은 더 묻지 않고, 도영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여기 있어. 울지 마, 세상이 무너져도 내가 널 지켜줄게.” 그때 곽안우가 비틀거리며 다가왔다. 울고 있는 도영의 모습이 천덕꾸러기처럼 느껴져 웃음이 났다. “무슨 일 있어? 누가 괴롭혔어? 이 오빠한테 말해. 자기 엄마도 못 알아보게 만들어 줄 테니까.” 도영은 목이 메어 이진기와 곽안우가 아무리 물어도 고개만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곽안우가 저릿함을 느꼈을 때 기숙사 건물 안에서 한나와 다른 여학생이 걸어 나왔다. 그들은 마침 도영이 진기의 품에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보았다. “어머, 왜 그렇게 불쌍한 척했냐 했더니 기숙사 아래에서 너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구나. 남자들한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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