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1화
반종현의 체면을 세워주거나 아니면 테이블을 엎고 화를 내거나.
이진기는 말이 없었다. 반종현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이진기는 젓가락을 들어 양고기 한 조각을 집었다. 매운 소스에 찍어 천천히 입에 넣었다. 잠시 후, 이진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정말 맵네요.”
반종현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매운 소스는 당신이 선택한 거예요. 어쩔 수 없죠.”
그러나 이진기는 매운 소스 그릇을 들어 곧장 냄비에 부었다.
돌발 행동에 반종현이 실눈을 떴다.
이윽고 방구석에 서 있던 네 남성이 동시에 고개를 돌려 이진기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마치 1초 후에는 진기를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
이진기 뒤에 선 유채강도 긴장감을 유지하며 언제든지 맞설 준비를 했다.
하지만 폭풍의 중심에 있던 이진기는 천천히 국자를 들어 국물을 한 그릇 떠서 바로 마셨다.
향긋하고 맛있었다. 정말 좋은 탕이었다.
“보세요, 이제 괜찮지 않나요?”
이진기는 미소를 지으며 반종현에게 말했다.
반종현은 고추기름으로 범벅이 된 탕을 보고 무심코 말했다.
“샤부샤부, 혼자만 먹을 건가요?”
이진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종현 도련님, 국물은 여기 있어요. 누구든 마시고 싶다면 마실 수 있죠. 저는 다른 사람을 막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남과 공유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반종현이 냉담하게 말했다.
“종현 도련님, 이 매운 소스는 제 거예요. 제가 부으면 모두가 나눠 먹을 수 있고 붇지 않으면 아무도 가져갈 수 없죠.”
이진기가 평온하게 말했다.
이때 이진기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반종현이 갑자기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꽤 거만한 사람이네요.”
“이건 거만이 아니에요.”
이진기는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저는 종현 도련님도 아니고 경한 도련님도 아니며 조형석도 아닙니다. 저는 이진기입니다. 미천한 출신이죠. 거대한 권력을 가진 삼촌도 부유한 부모도 없어요. 모든 것은 저 스스로 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이미 거리에서 죽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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