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5화
회의실에서 이진기가 앉자마자, 진씨 집안 부자가 도착했다.
진국경과 진산하이다.
진지운에게 큰 문제가 없다면 이진기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반 달 동안 진산하와 진국경이 많이 늙어 보였다.
한때 T시를 주름잡던 이 부자는 이제 늙은 사람들에 불과했다.
진국경도 더 이상 예전처럼 고대 복장을 하고 이진기와 차를 마시며 은근한 오만함을 드러내던 사람이 아니었다. 또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산하의 등도 약간 구부정했다.
“이 선생님.”
진국경이 먼저 인사를 했다.
더 이상 후배로 대하는 것이 아닌 공손한 부름이었다.
“앉으세요.”
이진기는 거만한 승자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매우 친절하고 온화하게 대했다.
진국경과 진산하는 이진기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진기는 사람을 시켜 차 한 주전자를 우려오게 했다. 따뜻한 차가 나온 후, 이진기는 웃으며 진국경에게 말했다.
“어르신, 이런 누추한 곳에는 할아버님 댁처럼 좋은 차가 없습니다. 그러니 양해하세요.”
진국경은 쓴웃음을 지으며 조금 비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선생님의 차를 마실 수 있다니, 저희 같이 몰락한 가문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소파에 기대어 앉은 이진기는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말로 저를 비꼬실 필요 없어요. 오늘의 결과는 모두 과거에서 비롯된 거니까.”
진국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선생님을 비꼴 의도는 없었습니다. 진심으로 말한 겁니다.”
“이 선생님, 오늘 제가 진산하와 함께 찾아온 건 살길을 구하러 온 겁니다.”
이때, 진산하가 말을 이었다.
“맞아요, 이 선생님. 저희와는 깊은 원한이 없지 않습니까. 지금 지운 그 아이가 미쳐서 당연한 대가를 받고 있으니, 이 선생님,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신다면 저희가 약속 드리죠. 곧바로 지운을 T시에서 내쫓고 다시는 T시에 발 못 붙이게 하겠습니다.”
이진기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무심하게 말했다.
“반종현 도련님이 당신들을 버린 건가요?”
이 말에 진산하와 진국경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진지운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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