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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이건 정당하고 명확한 계획이었다. 허웅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결국 동의해야만 했다. 바로 이런 무력감과 굴욕감이 허웅이 이진기를 미워하는 마음을 극도로 치닫게 했다. 허웅은 이진기를 응시하며 말했다. “곽안우를 구해냈다고 해서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선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제가 풀어준다고 해도 허씨 가문에서 가만히 내버려둘 것 같습니까?” 이진기가 차분하게 말했다. “허웅 도련님이 안우와 그 친구들을 건드리면 저도 나설 거고, 허씨 가문이 건드린다면 곽씨 집안에서 나설 겁니다. 그건 모두 나중 문제입니다. 이번 거래만으로 허웅 도련님과 저 사이에 응어리가 모두 풀릴 거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이지 않잖아요. 허웅 도련님과 저는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대립 상황이 우리가 한 번의 작은 협력을 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번 협력은 마치 바둑판에서 상대방과 한 수를 바꾸는 것과 같은 거죠. 허웅 도련님은 일부 손실을 회복해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고, 저도 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모두에게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허웅은 이진기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곽안우를 조금 일찍 구출하기 위해 저를 완전히 무너뜨릴 기회를 포기하다니, 곽안우 씨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습니까?” “어떤 것들은 가치로만 판단할 수 없죠.” 이진기가 차분하게 말했다. 곽안우가 이진기를 위해 이런 소란을 피웠다는 것이 아니었더라도 곽안우가 이런 큰일에 휘말렸다면 이진기는 어떻게든 안우를 구출하려고 할 것이다. 가치 있는지 없는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정말 감동적이네요.” 허웅은 비꼬며 웃었다. 허웅에게 이진기의 행동은 어리석어 보였다. 그게 아니면 곽씨 집안에 더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시도로 보였다. 허웅 자신은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다른 이를 돕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꺾은 이진기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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