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4화
자신도 진 적이 있었다. 바로 홍콩 주식에서 서양 자본과 싸웠을 때 상대편에게 한 수 졌다.
상대방이 큰 우세를 차지하였고 먼저 기선을 제압하고 있었기에,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철저하게 패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이유가 자신의 실패를 부정할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진 건 진 거다, 인정 못 할 것도 없다.
이건 오히려 그의 투지를 불러일으켰다.
곽천영은 이진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서 말했다.
“진기야, 스스로에 대한 요구를 너무 높게 잡지 않아도 돼.”
이진기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스스로를 가혹하게 단련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저도 저보다 잘난 사람이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지는 게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하지만 한국인의 자긍심 때문이든, 제 개인적인 신념에서든 그때의 패배는 꼭 다시 갚아줄 거예요.”
곽천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진기가 이어서 말했다.
“할아버님 세대의 분들은 대국적인 관점에서 움직이신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어르신들의 신분과 지위로 보았을 때 만약 전부를 동원한다면 국제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쉽게 움직일 수 없으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 제가 서양 쪽에 간다고 한들 누가 절 알아보겠어요? 그리고 전 아직 젊잖아요, 그게 저한테 가장 큰 무기이자 가장 든든한 보호막이 될 거예요. 제가 서양 자본에 가서 뭔가를 해도 국제적 문제까지 갈 일도 없고요.”
곽천영이 감동적인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야 해. 네가 만약 시작한다면 여러 복잡한 이유로 우리 늙은이들이 널 직접적으로 도와주지 못할 수도 있어.”
이진기가 웃으며 답했다.
“원래부터 제 일인데 다른 사람의 도움이 왜 필요하겠어요?”
듣기에는 평범한 말이었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패기 넘치는 말이었다.
심지어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곽진규조차도 놀란 눈으로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이진기를 알게 된 이후로 곽진규의 마음속 이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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