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9화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에, 이진기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곽안나도 여기에 있었지만, 그는 이 일을 부인할 생각이 없었다. 이건 원칙적인 문제이다.
“네, 저와 중학교, 고등학교 때 동창이었는데 각자 대학에 갔다가 대학 졸업 후에 올해 우연의 일치로 다시 만났습니다.”
“괜찮아.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인연이 가장 중요하지. 인연이 없으면 매일 만나도 이루어질 수 없어.”
이때, 곽안나가 끼어들었다.
“둘이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이 일은 전에 이진기가 X시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이진기가 곽안나에게 감격의 눈빛을 보냈다. 오늘 밤, 그녀가 이 일에 대해 그를 도와 말을 보태 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때, 곽안우가 이쑤시개를 물고 의자에 기대어 털털하게 말했다.
“여자친구가 있든 없든 뭐, 우리 할아버지도 아직 첩이 있고, 우리 아버지는 말할 것도 없이 밖에 여자가 있는데, 모두들 이심전심으로…….”
그의 말에 놀란 곽안나가 살인적인 눈빛을 보냈다.
“이진기도 첩을 몇 명 찾았으면 좋겠다는 거야?”
멍해진 곽안우는 여동생이 화 내는 게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은 이진기이지 그가 아니다. 자신이 첩에 대해 언급해 주면, 마침 곽안나에게 끼어들 기회를 주는 셈 아닌가? 고마워해야 될 판에, 왜 째려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첩을 찾다니, 남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게 두렵지도 않아?”
곽안나가 차가운 얼굴로 말하자,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안우의 말은 문제가 없어. 남녀 간의 정이잖아, 좋아하면 된 거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살아야지.”
이 의미심장한 말은 이진기에게 들려준 것일까, 아니면 곽안나에게 들려준 걸까.
그러나 화제가 다른 곳으로 옮겨지면서 이 일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았고, 곧 곽진규가 돌아온 후 어르신이 모두를 돌아가도록 했다.
호텔 아래층에서, 곽안나가 웃으며 이진기를 바라보았다.
“저는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갈게요. 일찍 들어가세요.”
“오늘 고마워요.”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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