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5화
맹채린이 일어나면서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 그냥 전화만 해 보는 거야. 될지 안될지는 우리 큰아버지 말씀을 들어봐야 해.”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보며 맹채린이 사무실 문을 열자, 한 여인의 그림자가 그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전화 연결을 기다리던 맹채린이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가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멈춰요.”
여자가 그 사리에 서 있다.
“누구시죠?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그 여자는 맹채린을 등지고 꼼짝도 하지 않았고, 마음속에 좋지 않은 느낌이 스쳐 지나가서 의심이 떠올랐다. 막 다가가려고 할 때, 한 손이 그녀의 어깨에 걸쳐졌다. 심용이 미소 띤 얼굴로 맹채린의 얼굴 옆에 다가가 손가락으로 매끄러운 피부를 어루만지며 작은 소리로 말한다.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럼 다치치는 않을 거야. 알겠어?”
맹채린의 심장이 마구 뛰어올라 공포에 잠겼지만, 이성적으로 억지로 버티며 떨면서 말했다.
“당신들 누구야? 뭘 하고 싶은거지?”
심용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람을 하나 납치하려고. 안심해, 너는 아니니까.”
그리고 맹채린의 목을 잡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언뜻 보기에 마치 사이 좋은 두 형제처럼 어깨동무를 한 채. 하지만 맹채린의 온 몸은 막대기처럼 뻣뻣해져 거의 끌려서 들어왔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김나희는 맹채린이 다른 사람에게 잡혀 문에 들어오자 무의식중에 일어나 엄숙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방금 전 맹채린에게 불렸던 그 여자가 평범한 표정으로 칼을 꺼내 김나희의 목 밑에 댔다.
“죽기 싫으면 말하지 마.”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억지로 진정한 김나희는 차갑게 그 여자와 심용을 바라보았다.
“역시 참 예뻐.”
심용이 두 눈을 번쩍 뜨고 김나희를 바라보았다.
“내가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답군.”
김나희는 주먹을 꽉 쥐고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심용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자신 같은 여성이 흉기를 든 두 사람을 상대로 무력으로 반항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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