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화
안해진의 손이 허공에 굳었다.
그도 김나희가 농담을 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다. 자신이 정말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그녀는 즉시 혀를 깨물고 자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그를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는 김나희의 몸을 노리고 있지만, 시체를 가지고 놀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녀가 만약 정말 여기서 죽는다면 일이 더 커질 것이다.
“삼촌.”
안하준도 김나희가 여기서 죽기를 바라지는 않았기에, 안해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만류했다.
“일단 이 여자를 너무 자극하지 마. 어차피 우리는 시간이 많으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어쩔 도리가 없는 안해진은 일단 한 걸음 물러서서 실소를 터뜨렸다.
“정말 독하네! 이런 독한 여자는 처음 봐!”
그의 말을 들으며, 안하준이 주머니에서 작은 비닐봉지에 든 알약을 꺼냈다.
“나는 이미 준비가 돼 있었지. 이건 비싸게 가져온 물건이야. 여자가 이 약을 먹으면 의식은 맑아지지만 사지에 힘이 없고 온몸이 나른해지지. 그때 너는 몸의 민감성의 몇 배는 증가한 채로 우리가 너를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바라볼 수밖에 없겠지. 아주 볼만하지 않겠어?”
안하준의 말에 안해진이 깜짝 놀라며 두 눈이 밝아졌다.
“이렇게 좋은 물건을 왜 일찍 꺼내지 않은거야?”
“삼촌, 좋은 건 마지막에 꺼내야지. 이 여자한테 약간의 희망을 느끼게 한 다음에 그걸 철저히 부수고 다시 절망하게 하는 것도 재밌지 않겠어?”
“좋아, 역시 우리 안씨 가문에서 내 취향을 제일 잘 아는 건 너야!”
“당연하지, 이런 방법도 없이 어떻게 남의 여자랑 놀겠어? 내가 그렇게 무른 사람인 줄 알아? 좀 이따가 삼촌이 먼저 해봐, 이 약을 먹으면 여자 몸이 유연해져서 아무 자세나 할 수 있고, 반응도 예민해져. 입으로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몸은 반항할 수 없지. 생각해 봐, 죽일듯이 노려보는 눈빛에, 마음속으로는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몸은 달아오르고 하자는 대로 다 할 수밖에 없다면,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아?”
안하준의 말을 들은 안해진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하고, 온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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