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화
그러나 그녀에게 말하는 그의 말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누가 때렸어?”
김나희는 말없이 팔을 들어 이진기의 목을 꽉 안았다.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시종일관 호강하면서 고생조차 해본 적이 없던 김나희는, 이 순간 마침내 이전의 고고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아이처럼 통곡했다.
연약하고 약해 보이는 이 아가씨는, 자신만의 강인함을 가지고 있고 어떤 여성보다 더 단단한 마음을 가졌기에 무슨 일이 닥쳐도 김동성이나 이진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다. 이번에 납치되었어도, 모욕을 당할 뻔했어도, 안하준과 안해진 두 극악무도한 변태들을 대할 때도 시종일관 담담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이 순간, 이진기를 만난 순간, 그녀는 마침내 참을 수 없었다.
어쨌든 그녀도 그저 20대 소녀일 뿐이기에, 두려움을 느낀 것도 당연하다. 품속의 김나희가 놀란 강아지처럼 떨며 억울함이 극에 달한 울음소리를 내는 걸 듣고 이진기의 마음도 따라서 떨렸다.
그리고 그의 마음에 죄책감과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다시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전재산과 집을 담보로 한 대출까지 모두 투자할 때도, 자칫 잘못하면 신세를 망칠 뻔할 때도 두렵지 않았다.
X시에서 18조의 시장구조계획을 주관하면서, 그의 부주의로 모두 실패하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때도 두렵지 않았다.
GJ시에서 임씨 집안을 상대하고, 그 명문가들의 압력을 상대할 때도, 더욱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진기는 김나희가 사고를 당할까 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까 두렵다.
울음을 터뜨리면 김나희는 감정을 진정시킨 후 한숨을 내쉬며 기절했다.
“사람 있어요?”
이진기가 김나희를 안고 문밖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자, 여성 경호원 두 명이 달려왔다.
“네, 이 대표님!”
“잘 부축해서 차 안으로 데리고 가서 쉬게 해요, 의사는 도착했어요?”
“도착해서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두 여성 경호원이 김나희를 조심스럽게 부축해 나가고, 이진기는 일어나서 안해진과 안하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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