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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남자의 놀라움과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을 보며, 김나희는 좀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그저 눈앞의 이 남자가 낯이 익다고 느꼈을 뿐, 상대방이 누구인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남자는 김나희가 말을 하지 않는 걸 보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야, 전준걸! 예전에 네가 농협은행에 입사했을 때 내가 너보다 몇 달 먼저 입사해서 업무를 많이 가르쳐줬잖아.” 전준걸은 이곳에서 자신이 오매불망 그리던 여신을 만날 줄 생각지도 못했다. 최근 C시의 큰 공사를 따내며 자신의 사업이 한창 번창하고 있던 참에 여신과도 재회하다니. 사업과 개인적인 일이 모두 잘 풀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득의양양한 그의 두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의 소개를 듣고, 김나희가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아, 선배였구나. 여기서 만나다니 생각도 못했네요!” 전준걸이 허허 웃으며 아예 계산대 줄을 설 생각도 하지 않고 김나희의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나희야, 전에 네가 사직하고 나서 우리 동료들이 한동안 얼마나 슬펐는지. 네가 가고 나도 일주일 뒤에 사직했어.” “선배처럼 능력이 좋은 사람은 어디에 가도 잘 하실 거예요.” 김나희가 인사치레로 건넨 말에, 그는 더욱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말할 필요도 없지! 근데 요즘에 좀 잘 풀리고 있어. 우리 집안이 공사를 하는데, 집에서 인맥으로 C시의 큰 공사건을 따냈거든. 지금 내가 그걸 책임지고 있어. 나희 너도 들어본 적 있는지 모르겠네, 바로 C시의 남림강 프로젝트야. 내가 책임자로 있는 회사가 지금 녹색 인도의 건설을 책임지고 있어. 몇십억의 투자로 우리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뜻밖에도 전준걸이 남림강 프로젝트의 많은 하청업체 중 하나라는 말을 듣고 김나희는 아주 조금의 호감을 갖게 되었다. 어쨌든 그 또한 김나희의 남자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니까. “남림강 프로젝트의 전망이 아주 좋다고 들었어요.” 그녀가 웃으며 말하자, 전준걸은 일부러 조심스럽게 웃는 척하며 입으로 자랑하는 말을 내뱉었다. “그래, 너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C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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