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2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이진기를 바라보던 맹유훈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진기가 얼마나 대단하면 그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것인가?
맹유훈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진기가 화제를 전환했다.
“다들 서로 안면이 있으니 좋네요, 들어와서 앉아서 얘기하시죠.”
돌아서서 세 사람을 자리로 안내하는 이진기를 보며 맹유훈은 의문이었다.
이 자의 꿍꿍이를 도통 알 수 없었다.
이 자는 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인가?
수많은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맹유훈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한바탕 호통 소리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X, 가까이 앉지 말라고, 못 알아들어? 너 이 바보가 내 옆에 앉으면 나도 바보가 될지 누가 알아?”
곽안우는 얼굴빛이 하얗게 질린 유지호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유지호는 상기된 얼굴로 자신과 한 자리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곽안우를 보며 이를 갈며 말했다.
“곽안우, 전 당신 옆에 앉지도 않았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괜히 트집 잡지 마시죠!”
“내가 트집을 잡았다고?”
“그래. 제가 트집 좀 잡았다. 그래서 어쩔건데?”
곽안우가 말했다.
유지호는 화가 나서 일어나 곽안우를 죽일듯이 쳐다보았고, 그는 지금 곽안우의 얼굴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곽안우에 대한 두려움과 이전에 이민준이 했던 말 때문에 유지호는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그는 감히 그러지 못했다.
감정이 북받친 유지호는 모욕을 참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곽안우와 두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유지호가 예상치 못하게 뒤로 물러나니 곽안우는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곽안우가 이진기를 슬쩍 보았을 때 이진기는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맞았다. 이번 일은 사전에 이진기와 곽안우가 꾸민 것이었다.
이진기는 일부러 유지호를 곽안우와 가까운 곳에 앉혀 곽안우가 트집을 잡게 한 것이다.
유지호의 원래 성질대로라면 곽안우와 말다툼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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