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5화
처량한 얼굴로 애원하고 있는 유지호를 바라보던 곽안우의 입꼬리가 일그러졌다. 안우는 진기를 힐끗 보더니 말하기 시작했다.
“저쪽으로 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
“13살 때, 나무에 매달렸을 때도 살려달라고 애원했지. 그런데 뒤돌아서자마자 사람을 불러서 나를 해치려 했잖아. 그땐 운이 좋아 겨우 도망쳤지.”
“그리고 재작년, 이철기의 여자친구를 성희롱했잖아. 이철기 앞에서 빌었던 건 까먹었나? 지금보다 훨씬 비굴했지.”
“살려줬더니 너 어떻게 했어? 돌아서자마자 사람 시켜 그 여자를 괴롭혔잖아. 그러고는 다른 사람이 한 척, 본인과는 상관없는 척했잖아. 우리가 모를 줄 알아?”
조금 전까지 측은지심을 품었던 곽안우는 점점 화가 났다. 그리고 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바보 같은 놈 죽이는 게 좋겠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을 그냥 두면, 나중에 너한테 복수할 거야.”
진기는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적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아니었다.
유지호가 얼마나 비참한 상황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일이 끝나면 유지호는 더 독하게 굴 것이니.
그리고 여러 일에서 유지호는 다른 사람에게 측은지심을 베풀 만큼 감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 영화나 소설을 보면, 얼마나 많은 어리석은 주인공들이 동정심 때문에 죽임을 당했는가?
분명히 악당을 죽일 기회가 있었는데도, 적어도 반쯤 불구를 만들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하늘은 삶을 사랑하는 덕목을 가장 중히 여기니 이번만은 너를 살려주겠다고. 네가 착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이다.
그 결과 악당에 의해 주인공의 가족이 살해당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진기에게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생에 미천한 삶을 살았던 진기는 세속과 인간 본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여기서 빌지 말고 네 아버지한테 가서 설명해.”
진기가 담담하게 말했다.
진기의 말에 용서를 빌던 유지호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지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진기를 바라보았다. 광기와 흉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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