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7화
“맹 선생님이셨군요, 맹 선생님께서 저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이진기 대표, 혹시 내 약속 거절하지는 않겠지?”
“좋아요!”
……
간판도 없는 찻집 앞, 이진기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고 이곳을 바라보았다.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지만 지극히 조용하고 마치 외딴곳에 있는 기분이었다.
맹산열이 아니었다면 이진기는 진해시 번화가에 이렇게 우아하고 조용한 찻집이 있다는 것을 절대로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누가 간판도 달지 않고 영업을 한단 말인가?
이진기가 맹산열에게 전화를 걸지 고민하고 있을 때 닫혀있던 문이 삐걱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한 백발의 노인이 문 밖으로 나왔다.
노인은 수수한 옷차림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친절한 인상에 누가봐도 편한 인상을 주는 노인이었다.
“혹시 이 선생이신가요?”
노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정중히 물었다.
“네, 맹 선생님의 초대를 받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진기도 공손하게 대답했다.
노인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기품이 넘치는 이진기를 바라보다가 옆으로 돌아 손을 들어 안으로 인도하며 말했다.
“맹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 선생님 이쪽으로 오시죠.”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진기가 웃으며 말했다.
이진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앞장섰고 이진기는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에는 꽃이 가득하고 나무는 그늘져 있었다. 고즈넉한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아직도 맑은 샘물이 흐르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분주한 외부 세계와 단절된 이곳은 분주한 도시, 콘크리트 숲에서 벗어나 깊은 푸른 산과 반짝이는 맑은 물이 있는 낙원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2~3분쯤 걸어들어가자 이진기는 정자에 있는 키가 크고 건장한 중년 남자를 마주쳤다.
이 남자는 캐주얼한 옷을 입고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이 사람은 당연히 맹씨 집안의 진정한 실세이자 김동성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인물, 맹산열이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