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4화
박미자는 찻집을 나선 뒤 집으로 돌아와 등에 멜 바구니를 꺼냈다. 필요한 도구들을 툭툭 담은 다음에는 바구니를 짊어지고 택시를 불러 곧장 교외의 황량한 산으로 향했다.
최근 몸이 한결 회복된 덕분에 약초를 좀 캐 와서 부정빈의 병세에 보탬이 되고자 한 것이다. 그 약초는 그가 두통 후유증으로 남긴 증상을 완화해 줄 수 있었다.
산기슭에 도착하자 박미자는 낫을 꺼내 길을 막는 잡초와 덩굴을 베어 내며 산길을 올랐다. 약초 캐는 일은 손끝에 익어서 거침이 없었다.
“누구냐?”
몸을 홱 돌린 그녀가 뒤를 노려보며 낮게 물었다. 눈매에는 경계심이 스쳤다.
“할머니, 저예요.”
뒤쪽에서 방시안이 모습을 드러내며 얌전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 죄도 없는 무고한 사람처럼 보이려 애쓰는 표정이었다.
역시나 그녀를 확인한 박미자의 얼굴에서 경계가 조금 풀렸다. 그래도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니?”
이곳은 인적 드문 산속, 아무리 봐도 방시안이 올 만한 곳은 아니었다.
방시안은 미리 준비한 변명을 꺼냈다.
“약초를 캐러 왔어요. 예전에 철없던 시절에 무모한 짓을 많이 해서 몸을 망쳤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불임이에요... 어떤 한의사 선생님이 이 산에 나는 약초가 제 병에 특효라고 하셔서 달여 먹으려고요.”
이 말을 듣자 박미자는 경계를 완전히 거두었다.
실제로 이 산에는 낙태를 많이 한 뒤 생긴 부인과 질환에 기막힌 효능이 있는 약초가 자란다. 예전에 살펴본 방시안에 대한 조사 자료가 떠올라, 그녀가 불임이라는 것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어디쯤 있을지 아니까 따라와.”
박미자가 먼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고마워요, 할머니!”
방시안은 눈을 반짝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으로는 아주 흐뭇했다. 준비를 철저히 해 두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이토록 고집 센 노인을 속이기 쉽지 않았을 터였다.
목적을 이뤘으니 더 이상의 불장난은 금물, 방시안은 얌전히 박미자의 뒤를 따랐다.
얼마쯤 올랐을 때 박미자가 입을 열었다.
“사실 너 우리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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