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1화
강아람이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은 건 유하연을 믿는다는 뜻이었다.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강아람의 선택은 곧 유하연의 선택이었다.
잠시 통화가 이어진 뒤, 유하연은 강아람에게 밖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
“절에서 만나자고?”
유하연이 정한 만남 장소를 듣고 강아람이 웃픈 표정을 지었다.
“진짜로 갈 거야?”
유하연이 입술에 힘을 줬다.
“응, 난 향 피우러 갈 거야. 너 액운 좀 털어내자. 무슨 일이 이렇게 꼬이니.”
“알았어, 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
드물게 유하연이 저렇게 투정을 부리자, 강아람은 웃으면서도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어, 강아람은 연정을 꼭 데려가자고 강하게 말했다. 마침 유하연도 모처럼 쉬는 날이라 연정을 바람 쐬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연정을 찾으려고 한참 둘러본 끝에 비상계단 입구에서 아이를 발견했다.
연정의 앞에는 부정빈이 앉아 있었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연정의 이마에 작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얼굴에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연정아, 너 나를 안 좋아해? 너 줄곧 나를 아빠라고 불렀잖아. 난 진짜 네가 내 딸 같아. 내 평생 딱 하나의 보물은 너 하나면 돼.”
가까이 다가간 유하연의 귀에 마침 부정빈의 목소리가 꽂혔다.
그녀는 멈칫했고, 저도 모르게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어쩌다가 부정빈이 갑자기 연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연정은 작은 손을 꼭 쥔 채 잠깐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약속할게요.”
부정빈이 무언가 더 말하려는 순간 다가오는 유하연을 보고 말끝이 목에 걸렸다.
그는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하연아, 왔네? 연정이랑 수다 좀 떨고 있었어. 금방 너한테 가려던 참이야.”
“무슨 얘기 했는데?”
유하연이 물었다. 부정빈은 연정을 한번 보고서야 머쓱하게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잡담.”
유하연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연정을 보며 말했다.
“연정아, 엄마가 아람 이모랑 만나자고 했는데 같이 갈래?”
연정은 예전에 가짜 강아람이 있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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