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2화
“무슨 일 있었어?”
유하연이 연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연정은 고개를 저었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니에요. 그냥 엄마가 혼자 조금 힘드신 것 같아서요. 엄마, 우리 밥 먹으러 가요?”
연정이 이렇게 어색하게 화제를 돌리자, 유하연은 잠깐 멈칫했지만 아이 말에 맞춰 주었다.
“그래. 그런데 우리는 절밥을 먹으러 가.”
“절밥이요?”
연정은 해외에서 자라 국내 것들을 다 알지는 못했다. 절밥이 무엇인지 몰랐던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절에서 나누어 주는 공양이야.”
유하연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고기는 없고 전부 채식이지만 맛있어. 거기에는 수행하는 분들이 많고, 그때 내가 너한테...”
그녀가 연정에게 절과 스님, 비구니, 그리고 기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이, 모녀는 금세 사찰에 도착했다.
웅장한 건물을 본 연정이 놀라 말했다.
“저는 낡고 조그만 나무집 같은 덴 줄 알았어요.”
그 말에 유하연은 웃음이 나올 뻔했다.
향을 올리고, 절을 하고, 주지 스님의 강설을 들은 뒤, 정성껏 시주도 했다. 그리고 주지 스님께서 직접 불경을 쓰고 축원해 준 평안부를 한 장 받아 왔다.
강아람이 도착하자, 유하연은 그 평안부를 건넸다. 강아람은 눈가를 붉히며 유하연을 꼭 끌어안았다.
“역시 네가 나를 제일 아껴.”
작은 연정이 목을 쭉 빼고 바라보자, 강아람은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려 빙글빙글 돌았다.
“와! 네가 연정이구나? 진짜 너무너무 귀여워. 이모가 사랑에 빠지겠다! 앞으로 이모가 네 대모 해도 될까? 누가 너를 괴롭히면 이모가 대신 혼내 줄게!”
호탕한 모습에 유하연은 눈꺼풀이 꿈틀했다.
“아람아, 너 임산부야. 조심 좀 해.”
게다가 강아람은 겨우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앙상했고, 얼굴에도 기력이 달려 보였다. 어디로 봐도 무리하면 안 되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강아람의 눈은 맑게 빛났다. 그림자 한 점 없어 보일 만큼 말이다.
그녀는 연정을 안은 채 유하연을 향해 눈을 흘겼다.
“어이, 하연아. 그건 네가 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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