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9화
그 사람은 그녀도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김희영의 심복이었다. 그는 수년간 김희영의 곁에서 묵묵히 일만 한 사람으로, 말수가 거의 없어서, 크고 작은 일은 물론, 남들 앞에 내놓기 힘든 더러운 일까지도 맡아서 하곤 했다.
김희영이 그에 대한 믿음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가 김희영에게 손댈 수 있었던 거다. 그녀가 그만 경계하지 않으니까.
“당신이었어요?”
유하연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김희영이 가장 믿던 사람에게 배신당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에 남자의 어깨가 약간 떨렸다.
“할 말 있으면 해요.”
유도경이 주위를 둘러보며 남자를 향해 말했다.
그는 이미 유동민에 대한 인내심이 끝이 났다. 이제는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그의 가면을 완전히 벗기고, 그 추악한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었다.
유동민은 그의 목적을 눈치채고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눈빛만 보면 마치 상대방을 찢어 죽일 것 같았다.
“저 사람이 그랬습니다!”
그 순간, 남자가 갑자기 흥분하며 충혈된 눈으로 유동민을 가리키면서 울부짖었다.
“저 사람이 제 아내랑 아이를 잡아갔어요! 그리고 제 아내를... 아내를...”
그는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저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협박을 받아서 하라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면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전 김 여사님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너무 죄송해요!”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했다.
남자의 모습에 유하연은 문득, 전의 가정부 아주머니가 떠올랐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정유림을 쳐다봤고, 그녀의 예상대로 정유림은 역시 그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쩐지 정유림한테 잡혔는데 상처 하나 없더라니, 정유림이 강압적으로 굴지 않았구나.’
“저 사람의 아이는 이미 찾았어요.”
유하연의 시선을 알아챈 정유림이 낮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그녀는 말을 멈춘 뒤, 무거운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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