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7화
유하연은 심윤재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한 번 보고 다시 하늘에 떠 있는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를 일부러 기다린 거야?”
“그래.”
심윤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꽤 오래 기다렸어. 프런트에서 예약이 없으면 들여보내 주질 않더라.”
괜스레 코끝을 만지며 유하연은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
이건 그녀가 내린 지시가 아니라 누가 봐도 그 ‘개 같은 남자’가 한 짓이었다.
유도경은 그녀 회사에 자주 드나들었고 마치 제 집처럼 행동했다. 회사 사람들 역시 이미 유도경과 유하연 사이가 애매모호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기에 그가 프런트에 무슨 말을 했다면 정말로 심윤재를 회사 문 앞에서 막아설 수도 있었다.
물론 이런 얘기를 심윤재에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유하연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해.”
“아니야.”
손을 내저으며 심윤재는 유하연을 옆에 큰 나무 그늘로 데려갔다.
그곳은 조금 그늘져 있어서 바람까지는 아니더라도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그냥 몇 마디 하려고 온 거니까 굳이 들어갈 필요 없어.”
유하연은 그 말에 의아해하며 눈을 깜박였다.
“심 대표가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할 말이라면 보통 일이 아닐 텐데?”
다소 엄숙해진 표정으로 심윤재는 유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채린이 사라졌어.”
그 말에 유하연은 잠시 멈칫했다.
“유채린은 정신병원에 계속 있었잖아? 어떻게 사라질 수가 있어?”
처음 그들이 유채린을 정신병원에 보냈을 때부터 심윤재에게 맡겼었다.
어쨌든 심윤재는 아직 명목상 그녀의 남편이었고 보호 감시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허술하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을 놓쳐버린 것이다.
“나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어.”
그 이야기를 꺼내며 심윤재의 미간은 잔뜩 찌푸려졌다. 그의 이마에는 몇 겹이나 되는 주름이 깊게 패 있었고 얼굴에는 근심이 어려 있었다.
“그녀를 감시하던 사람들이 전부... ”
몇 년은 늙은 듯한 얼굴로 숨 한번 들이쉬고 심윤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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