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박태윤!”
날카로운 외침이 텅 빈 마장 위를 찢고 지나갔다.
문서아가 비명을 지른 동시에 박태윤은 남은 힘을 모조리 끌어모아 고삐를 미친 듯이 당겼다.
말은 갑작스러운 힘에 고통스러운 울음을 터뜨리며 앞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공중에서 거칠게 발길질하더니, 울타리까지 반 미터도 남지 않은 지점에서 간신히 멈춰 섰다.
하지만 박태윤은 그 충격을 버티지 못했다.
몸이 뒤로 튕겨 나가 말 등에서 그대로 내던져졌고, 잔디 위로 처박히며 몇 바퀴나 굴러서야 멈췄다.
박태윤은 땅에 엎드린 채 거칠게 기침했다. 등에 난 상처가 터진 게 분명했다. 외투 안쪽으로 피가 번져 나왔다.
그런데도 박태윤은 그걸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박태윤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는 흙과 풀잎이 잔뜩 묻어 있었고, 눈물은 가리지도 못한 채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마치 최후의 선고를 기다리는 아이처럼 절망 속에 아주 희미한 기대를 품은 눈으로 문서아를 바라봤다.
문서아는 그 자리에 굳어 선 채, 가슴이 크게 들썩였고 얼굴빛이 새파랬다.
조금 전의 공포가 온몸에 남아, 문서아의 손끝까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문서아는 잔디 위에 엎어진 박태윤을 봤다. 부서진 인형처럼 망가진 모습, 그리고 숨기지도 못한 채 바닥까지 내려앉은 애원이 느껴졌다.
그 순간, 3년 동안 쌓여 있던 억울함과 분노와 고통과 미련 같은 것들이 둑이 무너진 홍수처럼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문서아는 박태윤에게 달려갔다.
늘 그랬던 것처럼 우아하고 침착한 걸음이 아니었다. 무너뜨릴 것들을 전부 무너뜨리겠다는 기세였다.
문서아는 박태윤 앞에 멈춰 섰지만 박태윤을 일으켜 세우지 않았다.
대신 손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온 힘을 실어, 박태윤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짝!”
청명한 소리가 고요한 마장에 지나치게 선명하게 울렸다.
“박태윤, 너 진짜... 인간도 아니야. 미쳤어!”
문서아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였다. 너무 오래, 너무 오래 눌러 왔던 분노의 폭발이었다.
“네가 이렇게 하면 내가 용서할 줄 알아?! 꿈도 꾸지 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