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비행기는 활주로를 따라 미끄러지듯 달리다 이내 안정적으로 멈춰 섰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낯선 공항의 풍경이었다.
유한나가 안절벨트를 풀자 민지는 졸린 눈을 비비며 물었다.
“엄마, 우리 도착했어요?”
“응, 도착했어.”
유한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딸을 안아 올린 채 사람들 틈에 섞여 출구로 향했다.
도착 게이트는 북적였다.
유한나의 시선이 인파를 훑다가 거의 단번에 난간에 기대 서 있는 반듯하고 익숙한 실루엣에 멈췄다.
유도준도 그녀를 발견하고 다가왔지만 예전처럼 곧장 안아 들어 빙글빙글 돌리지는 않았다.
대신 아주 조심스럽게 그녀와 민지를 함께 끌어안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생 많았어, 한나야.”
짧은 한마디에 유한나가 끝까지 버티고 있던 단단한 껍질에 미세한 금이 간 듯했다.
유한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살짝 묻었다.
고향의 향기였다.
유도준은 마치 방금의 온기가 잠깐 스친 착각이었던 것처럼 바로 몸을 떼어냈다.
그는 허리를 숙여 민지에게 눈을 찡긋하며 밝게 말했다.
“민지야, 삼촌 기억나?”
민지는 낯을 가리는 듯 유한나 품으로 조금 더 파고들어 커다란 눈으로 그를 호기심 가득 바라봤다.
유도준은 웃으며 자연스럽게 유한나 손에서 가장 무거운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민지를 가볍게 들어 올려 어깨 위에 안정적으로 앉혔다.
“공주님, 꽉 잡아! 이제 집으로 출발할 거야.”
신이 난 민지가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삼촌과 하나가 된 딸을 보며 유한나는 잔뜩 긴장돼 있던 마음이 조금 느슨해지는 걸 느꼈다.
유도준의 개조된 SUV에 올라타자 민지는 새 환경이 신기한지 창문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차는 번화한 도시를 지나 조용한 별장 가로 들어섰고 이내 단정한 3층짜리 단독주택 앞에 멈춰 섰다.
대문이 열리자 유한나는 문 앞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차가 멈추기도 전에 신지수는 눈가가 붉어진 채 빠르게 다가와 막 내린 유한나의 손을 꽉 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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