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강미래는 말투도, 표정도 이상하리만치 담담했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김주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래야...” 김주호가 조심스레 그녀를 불렀다. “나 진짜 너 사랑해. 나에게는 너 하나뿐이야. 아람이는 그냥... 내 친동생 같은 존재일 뿐이야. 우리 사이에 끼어들 사람 아니야.” 하지만 그는 아까 강미래가 던진 그 질문에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강미래는 그걸로 충분했다. 그녀는 조용히 웃었다. 그 웃음에는 체념이 짙게 묻어 있었다. 정말이지, 참 허무했다.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주호야, 너 이제 가. 우리 둘 다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생각할 시간? 미래야, 그게 무슨 말이야?” 김주호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미래는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가 계속 함께하는 게 맞는 건지, 그걸 각자 잘 생각해 보자고.” 그 말을 듣자 김주호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 벌떡 일어나 그녀를 노려보듯 바라보며 말한다. “그건 안 돼, 미래야. 난 절대 너랑 헤어질 생각 없어. 그건 꿈도 꾸지 마.” 김주호는 강미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녀 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미래 말처럼 그는 진아람을 완전히 놓지도 못했다. 그의 절절한 말에도 강미래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저 담담히 한마디 내뱉었다. “피곤하니까 가.” 김주호는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입만 벙끗거리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상태로는 무슨 말을 해도 닿지 않을 거란 걸 본인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일단 좀 쉬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하지만...” 강미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천천히 깊어졌다. “미래야,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아둬. 난 절대... 너랑 헤어질 생각 없어.” 말을 끝낸 그는 강미래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돌아섰다. 아파트를 나와 차에 올라탔을 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화면을 본 순간, 그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순간 갈등이 일었다. 벨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