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화
임수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기백은 온몸에서 음침한 기운이 맴돌았고,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맞아요. 제가 바로 송씨 가문의 사생아예요. 바로 그런... 빛을 볼 수 없는 존재라고 할까요?”
임수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무슨 말을 하려다 시선이 옆에 있는 분수대로 향했다.
그 위에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박스가 있었다.
포장만 봐도 이 물건의 주인이 정성을 다해 포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무정하게 분수대에 버려져 있었다.
이 순간, 임수아의 마음은 참으로 씁쓸하기만 했다.
문득 그때의 자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임수아는 분수대 옆으로 다가가 허리 숙여 하이힐을 벗었고, 한 손으로 치맛자락을 들어 분수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 광경을 본 송기백은 벌떡 일어서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말했다.
“수아 씨, 뭐 하는 거예요?”
임수아는 그를 무시한 채 곧장 선물이 버려진 곳으로 걸어가 선물을 줍고 나왔다.
분수대에서 나온 그녀는 신발을 신고 치맛자락을 내렸다. 그렇게 이미 흠뻑 젖은 선물 박스를 들고 송기백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말없이 선물 박스를 송기백에게 건넸다.
고개 숙여 선물 박스를 바라보던 송기백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목이 메어왔다.
그는 한참 뒤에야 선물 박스를 건네받았다.
송기백은 고개 들어 임수아를 바라보며 약간 쉰 목소리로 멍하니 물었다.
“도대체 왜...”
임수아는 극도로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모든 진심은 진심으로 받아들여야죠. 송기백 씨 진심을 사모님께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송기백 씨가 직접 잘 간직하세요.”
그녀가 송기백 대신 이 선물을 주운 이유는 그때 그 사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해, 임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오랫동안 모든 용돈으로 1,000만 원짜리 목걸이를 성혜란에게 생일선물로 준 적 있다.
생일날, 선물을 건넬 때 그녀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느꼈다.
임수아는 그때 자신이 건넨 선물이 너무 싸서 체면을 들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임현지는 몇천만 원짜리 팔찌를 선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