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설마, 그래서 지금까지 송기백이랑의 소문을 일부러 해명하지 않았던 건가?’
그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윤시혁이 한동안 꾹꾹 눌러 참고 있던 분노는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임수아가 먼저 전화를 걸어서 그런지 전화기 너머 송기백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반가움이 묻어 있었다.
“좋습니다. 시간 괜찮아요. 가고 싶은 데 있으세요? 저는 어디든 괜찮습니다.”
“장소 정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화를 끊은 임수아는 바로 일어나 핸드백과 휴대폰을 챙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윤시혁에게 웃으며 말했다.
“시혁 씨, 식사는 천천히 하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윤시혁이 무슨 말이라도 꺼내기 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문이 닫힌 순간, 넓은 룸 안은 숨소리조차 가라앉은 듯 정적이 감돌았다.
윤시혁의 얼굴은 창백할 정도로 질려 있었고 단단하게 굳은 턱선에는 긴장감이 그대로 서려 있었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기운에 주위 공기마저 서늘하게 식어가는 듯했다.
그는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전화기 너머에서 윤시혁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당장 임수아 위치 추적해. 실시간으로.”
“네, 알겠습니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지시에 따랐다.
...
스피지 바.
임수아가 고른 장소는 역시 이곳이었다.
그녀는 송기백뿐만 아니라 남지희까지 불러냈다.
“안녕하세요, 지희 씨.”
송기백이 정중하게 인사하자 남지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기백 씨.”
남지희는 임수아 쪽을 향해 묘한 눈빛을 보냈다. 송기백까지 부를 줄은 몰랐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눈빛을 느꼈는지 임수아는 무심한 듯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
“아, 맞다.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아기 고양이 입양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바로 지희예요.”
“아, 그렇구나.”
송기백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고양이 사진 몇 장 갖고 왔어요. 지희 씨, 한번 보시겠어요?”
“좋아요!”
그렇게 셋은 자연스럽게 고양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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