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저를 볼 때마다 일부러 시혁 씨가 그쪽 언니한테 얼마나 잘해주는지 자랑하는 것 같은데 사실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임수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니까 오히려 진짜 속내가 더 잘 보이잖아요. 두려워요? 시혁 씨가 점점 저한테 신경 쓰다가 은채 씨를 잊어버릴까 봐? 그래서 제 앞에서 자꾸만 자랑질했던 거였어요? 저를 포기하게 하려고, 저를 충동적으로 시혁 씨한테 달려가 이혼하겠다고 말하게 하려고.”
임수아의 얼굴에는 이미 미소가 번졌다.
그녀의 말에 마음에 찔린 서윤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커다란 두 눈으로 임수아를 노려보았다.
“두렵긴 뭐가 두려워요. 형부가 사랑하는 사람은 우리 언니예요. 형부도 할머니 생신이 끝나기만 기다렸다가 그쪽이랑 이혼하고 우리 언니랑 결혼하고 싶어 한다고요. 그리고 당신 같은 사람은... 우리 언니는 신경 쓰지도 않거든요?”
말은 이렇게 해도 그녀의 말투에는 초조함이 들통 난 뒤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
임수아가 가볍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래요? 그러면 미리 축하해야겠어요. 소원대로 잘 되길 바랄게요.”
임수아는 서윤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벌써 그녀를 지나쳐 베란다로 향했다.
서윤미는 임수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는 화가 나고 초조했다.
‘이런 제기랄.’
베란다로 나선 임수아의 얼굴빛이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발걸음조차 점점 느려지는 느낌이었다.
방금 서윤미 앞에서는 태연하고 무심한 척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평온하지 않았다.
윤시혁은 그렇게 서은채를 데리고 갔고, 임수아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하하...’
임수아는 갑자기 아까 속으로 좋아했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시혁 씨가 스피지바로 일정을 바꾼 것이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니...’
임수아는 자신을 비웃듯 콧방귀를 뀌면서 마음속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에 빠졌다.
자리로 돌아가 옆에 있는 송기백을 보자 임수아는 자신이 했던 행동이 정말 유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백 씨를 이용해서 시혁 씨 질투를 사려고 했다니. 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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