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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하유민이 갑자기 진지해지자 서은채는 순간 당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맞아. 나랑 시혁이는 정말로 관계를 가졌어.” 하유민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좋아요. 알겠어요, 은채 언니.” 말을 마친 뒤, 잠시 숨을 고른 하유민이 다시 물었다. “더 할 얘기 있어요?” “...” 서은채가 멈칫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미안해, 유민아. 시혁이 앞에서 네 편을 들어주지 못했어. 내 잘못이야.” 하유민은 담담히 웃었다. “언니가 사과할 필요 없어요. 애초에 내 문제였으니까요.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그렇게 하면 언니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은 내가 바보죠.” “아니야, 유민아. 넌 분명히 나에게 큰 도움을 줬어. 네 덕분에 임수아 마음속에 의심이 자리 잡았을 거야. 어쩌면 곧 시혁이랑 갈라설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네가 너무 고마워.” 서은채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하유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가볍게 웃은 뒤 서랍으로 가더니 손거울을 꺼냈다. 거울을 한 번 들여다본 뒤, 천천히 서은채의 뒤로 다가갔다. 그녀는 서은채의 휠체어 손잡이를 부드럽게 쓸며 깊은 눈빛으로 내려다봤다. “은채 언니. 나는 늘 언니를 믿어왔어요. 언니도 나를 속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고요. 내 말이 맞죠?” “그럼.” 서은채는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하유민은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은채 언니. 나 일이 좀 있어서 나가봐야겠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서은채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나 먼저 갈게. 안녕, 유민아.” “조심해서 가요.” 서윤미가 서은채의 휠체어를 밀며 하씨 가문을 나섰다. “언니, 어땠어?” 서윤미가 물었다. 서은채는 고개를 저었다. “오늘 유민이 뭔가 이상했어. 괜히 불길한 예감이 드네.” 서은채는 고개를 돌려 서윤미를 보더니 말을 이었다. “윤미야, 혹시 유민이가 이번 일 때문에 날 원망하고 다시는 믿지 않게 되면 어쩌지?” 서윤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설마. 유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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