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화
“됐어. 그만해.”
윤시혁은 쓸데없는 소리를 더 듣고 싶지도 않아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날 밤.
미드나이트.
윤시혁은 하유민이 보내준 영상과 음성을 윤정후와 고태현에게 틀어놓았다.
내용을 확인한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그들의 눈빛에는 충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은채 누나가...”
윤정후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
“상상도 못 했네.”
고태현이 고개를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은채 누나가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가 있어? 내가 알던 은채 누나는... 절대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
윤정후는 현실을 도무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
고태현이 곧 말을 이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게 사랑이지. 이성까지 잃고 자기 자신마저 놓아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유민이를 노린 것도 결국 신분 때문이지. 시혁이의 사촌 동생인 데다 하씨 가문의 막내딸로 가장 귀하게 자라왔잖아. 게다가 시혁이도 늘 유민이를 예뻐했고. 그러니 유민이의 환심만 사면 유씨 가문에 들어갈 기회가 더 커질 거라 생각한 거지. 그 생각 자체는 이해할 만해. 하지만 방법이 문제였어. 너무 치밀하고 지독하네.”
윤정후는 여전히 충격에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그는 늘 서은채를 친누나처럼, 그리고 미래의 형수로 여겨왔다. 그의 마음속에서 서은채는 언제나 온화하고 단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진실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온천 리조트에서 수아 씨를 모함한 것도 결국 은채였잖아. 참...”
고태현이 다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제야 윤정후는 이를 악물더니 낮게 비웃음을 흘렸다.
“그것뿐이야? 그날 밤, 형이랑 은채 누나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 일부러 유민이한테 두 사람이 잔 것처럼 잘못된 얘기를 흘렸어. 심지어 사람을 시켜서 형 비서인 척하게 만들고 호텔이랑 병원의 CCTV까지 지워버리게 했다고. 그럼 결국 형이랑 임수아 사이에는 오해와 벽이 생길 수밖에 없잖아. 너무 악질이네!”
말이 거칠어지는 걸 스스로도 어쩌지 못한 듯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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