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화
“그때 형 목숨을 구해준 은혜라면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갚을 수 있어.”
고태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
“그래, 시혁아. 고마움은 고마움이고 사랑은 사랑이지. 그 둘을 헷갈리면 안 돼.”
“알아.”
윤시혁의 입꼬리가 옅게 휘어졌다.
“예전에는 내가 내 마음을 몰랐던 거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임수아라는 걸 나조차도 몰랐어.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 내 마음이 가리키는 대로 갈 거야.”
“그래야지.”
윤정후는 안도한 듯 긴 숨을 내쉬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윤시혁의 마음은 복잡했다.
가볍게 들뜨기도 했지만 어딘가 조심스러운 두려움이 함께했다.
방 안에 들어서자 임수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윤시혁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곧장 다가가 임수아 옆에 앉았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영상이랑 녹음 파일을 받았어. 한번 들어봐.”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재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문을 몰랐던 임수아였지만 영상을 끝까지 확인한 순간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리더니 윤시혁을 바라봤다.
“이, 이걸 대체 어떻게 구한 거예요?”
영상을 확인한 순간, 임수아는 바로 알아차렸다.
이건 하유민이 브이로그를 찍으면서 자신과 서은채 사이에 벌어진 장면을 우연히 카메라에 담았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그 영상이 어쩌다 윤시혁 손에 들어온 건지 궁금했다.
그날 하유민은 모든 상황을 똑똑히 봤으면서도 서은채의 편을 들었다. 오히려 자신을 가해자로 몰았고 영상이 있는데도 입을 닫았다.
그렇다면 진실이 중요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하유민은 스스로 내놓을 리 없는 증거였다.
하지만 이내 들려온 윤시혁의 대답은 의외였다.
“유민이가 보내준 거야.”
임수아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유민 씨가 준 거라고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아니면...”
임수아는 순간 무언가 깨달은 듯 윤시혁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유민 씨와 서은채 씨 사이가 틀어졌군요. 그래서 완전히 마음을 접고 이런 증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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